[이지 돋보기] 금융당국, 홈쇼핑 생방송 보험 판매 금지 추진…“소비자 보호 vs 과도 규제” 대립
[이지 돋보기] 금융당국, 홈쇼핑 생방송 보험 판매 금지 추진…“소비자 보호 vs 과도 규제” 대립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10.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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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홈쇼핑 생방송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금지를 추진한다.

생방송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면 사후심사를 통한 허위‧과장 광고 선별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는 불완전판매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년간 노력했기 때문에 생방송 판매 중지는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만사회단체 등은 제한된 시간에 보험상품을 판매하면 특징과 장점 위주로만 설명하게 돼 가입 전 유의사항 전달 등에 소홀해진다는 이유에서 금융당국 결정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TV 홈쇼핑. 사진=메리츠화재 유튜브 영상 캡처
TV 홈쇼핑. 사진=메리츠화재 유튜브 영상 캡처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보험연구원 실무 담당자로 구성된 ‘보험 모집채널 선진화 태스크포스(TF)’는 올 연말까지 홈쇼핑 생방송 보험상품 판매 금지 방안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홈쇼핑 생방송으로 보험상품을 팔면 사후심사를 통한 허위‧과장광고 선별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변액보험과 자산 연계형 보험을 제외한 상품이 생방송으로 판매되고 있다.

홈쇼핑 보험 판매는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됐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불완전판매 비율을 공시할 때 판매 채널을 ▲보험설계사 ▲개인 대리점 ▲법인대리점(방카슈랑스‧텔레마케팅‧홈쇼핑‧기타) 등으로 구분한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다년간 불완전판매 비율을 낮춰왔기 때문에 생방송 판매 금지가 ‘가혹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익명을 원한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 자구책을 통해 홈쇼핑 불완전판매 비율을 꾸준히 낮춰왔다”며 “시청자가 생방송을 통해 보험에 바로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가입 상담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생방송 보험 판매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만 보는 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홈쇼핑 채널을 통한 불완전판매 비율은 꾸준히 하락했다.

생명보험사들은 최근 5년간 홈쇼핑 불완전판매 비율을 0.85%포인트 낮췄다. 생명보험 홈쇼핑 채널 불완전판매 비율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1.02% ▲2016년 0.56% ▲2017년 0.37% ▲2018년 0.19% ▲2019년 0.17%다.

손해보험업계도 같은 기간 불완전판매 비율을 0.43%포인트 낮췄다. 연도별 손해보험 홈쇼핑 채널 불완전판매 비율은 ▲2015년 0.52% ▲2016년 0.26% ▲2017년 0.24% ▲2018년 0.14% ▲2019년 0.09%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방침을 따르면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불완전판매와 그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확실하게 차단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의도로 보인다”며 “차라리 녹화방송 콘텐츠에 힘을 집중해 소비자 피해 우려를 없애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TV 홈쇼핑. 사진=AIA생명 유튜브 영상 캡처
TV 홈쇼핑. 사진=AIA생명 유튜브 영상 캡처

해법

전문가들은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금융당국의 방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원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방송 판매가 허위‧과장 광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야 한다고 피력했다.

시민사회단체도 상품을 제한된 시간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녹화방송 콘텐츠까지 간단한 보험상품 위주로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보험은 소비자가 나이‧지병‧재정 상태‧돈벌이‧가족력 등 다양한 조건을 충분히 고려한 후 가입해야 하는 금융상품”이라며 “제한된 시간에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생방송 판매는 호스트가 특징과 장점 위주로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홈쇼핑 보험 판매는 소비자가 가입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유의사항을 자막 처리 등 소극적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여행자보험 등 보장 내용이 비교적 간단한 보험상품 판매만 홈쇼핑 채널에서 진행할 수 있게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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