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저 앉았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이달 들어 11년 반 만에 가장 크게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의 업황 BSI는 74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09년 4월(11포인트) 이후 11년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번 급등으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 1월(75) 수준까지 올라섰다.

BSI는 한은이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100 이하이면 긍정적으로 답한 곳보다 부정적으로 답한 업체가 더 많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21일까지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응답 2823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황별로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모두 호전됐다. 제조업 BSI는 79로 전월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2009년 4월(11포인트) 이후 가장 상승폭이 컸다. 지수는 2018년 6월(80)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제조업 중에서도 자동차 업황의 BSI가 35포인트 급등했다. 자동차 부품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판매 증가 등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도 6포인트 올랐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6포인트)과 중소기업(18포인트) 모두 큰 폭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1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제조 수출기업(8포인트)과 내수기업(14포인트)도 큰 폭의 반등세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된 가운데 제조업의 전반적인 가동률이 증가했다"며 "특히 중소기업 비중이 많은 전자영상통신, 자동차 부품 판매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BSI는 69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올랐다. 2009년 12월(7포인트)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영업활동 재개에 따른 매출 증가 등으로 도소매업 업황 지수가 10포인트 상승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판매 증가 등으로 정보통신업도 10포인트 올랐고, 건설수주 회복으로 건설업도 5포인트 상승했다.

다음달 전산업의 업황BSI는 전월 대비 7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dml 업황전망BSI는 8포인트, 비제조업은 7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관측됐다.

기업과 가계 등 민간의 종합적인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85.9로 전월 대비 12.7포인트 상승했다. 계절변동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2.7포인트 오른 78.0을 기록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