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생보업계, AI 변액보험 도입 바람 분다…“저금리 기조 속 수익률 개선 기대”
[이지 돋보기] 생보업계, AI 변액보험 도입 바람 분다…“저금리 기조 속 수익률 개선 기대”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11.18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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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생명보험업계가 앞다퉈 변액보험 펀드 관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AI가 고객의 투자 성향을 분류해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고객이 펀드 종류와 비중 등을 변경한 AI의 제안에 최종적으로 동의하는 방식이다.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AI를 활용하면 종전 대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업계는 AI가 저금리 기조에서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톡 대화창을 이용한 파운트의 AI 변액보험 펀드 관리 화면. 사진=파운트
카카오톡 대화창을 이용한 파운트의 AI 변액보험 펀드 관리 화면. 사진=파운트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메트라이프생명‧삼성생명 등 3개 생명보험사가 변액보험 펀드 관리에 AI 기술을 도입했다. 3개사 모두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업체 ‘파운트’의 AI 기술을 변액보험 펀드 관리에 적용한 것.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를 펀드(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실적에 따라 계약자가 받을 금액이 달라지며, 펀드 수익률이 낮으면 원금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2018년 5월 변액보험 AI 사후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7월에는 메트라이프생명이 파운트의 AI 기술을 자사 변액보험에 적용했으며, 삼성생명도 이달 4일 변액보험 펀드 관리 AI 서비스를 개시했다.

AI는 금융 지식이나 위험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고객을 ▲위험회피형 ▲안전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위험선호형 등 5개 유형으로 분류한다. 이후 분류된 유형에 맞춰 최대 21개 펀드를 선별하고, 고객 투자 성향과 예상 수익률‧변동성 등을 분석해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가입자는 이를 통해 펀드 종류와 비중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채권형 70% ▲배당주식형 30% 등으로 비중이 분배된다. AI가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아니며, 고객이 최종적으로 동의하면 변경하는 방식이다.

기존 변액보험 펀드 관리와 가장 큰 차이점은 ‘관리 주체’다. 기존에는 가입자가 보험설계사에게 펀드 변경을 요청하거나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해야 펀드 리밸런싱(재분배)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AI 기술 도입 후 인공지능이 보험설계사의 업무 중 일부를 대체하게 됐다.

삼성생명도 이달부터 AI를 이용한 변액보험 펀드 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파운트
삼성생명도 이달부터 AI를 이용한 변액보험 펀드 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파운트

수익률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AI를 활용했을 때 수익률이 실제 고객 수익률보다 더 높았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원한 파운트 관계자는 “AI 알고리즘 신뢰도 평가를 위해 2014년 1월 가입한 메트라이프생명 변액보험 371건에 대해 2019년 9월까지 5년 9개월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테스트했다”며 “적립식 보험은 실제 계좌 수익률 대비 AI 적용 수익률이 35% 높았고, 거치식은 AI 평균 누적 수익률이 95%에 달해 실제 계좌 수익률(24.7%)을 크게 앞섰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AI가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고객이 변액보험 관리에 어려움을 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변액보험 수익률은 처참하다.

생명보험협회 상품별 과거 수익률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5년이 경과한(가입년도 2014년) 변액연금 보증형 보험상품의 연환산수익률은 평균 –1.00%였다. 5년간 보험료를 거르지 않고 냈지만, 원금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가입 후 10년, 15년 지난 변액보험의 연환산수익률도 2%를 넘지 못했다. 2009년, 2004년 가입한 변액연금 보증형 상품의 평균 연환산수익률은 각각 0.14%와 1.57%였다.

익명을 원한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시기와 상황에 맞게 펀드 조합과 비중을 바꿔줘야 수익률 방어에 성공할 수 있지만, 변액보험 고객 중 십중팔구는 변경에 둔감하다”며 “AI가 추천하는 펀드로 변경하면 최소한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경우보다는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대다수 고객에게 친숙한 카카오톡 대화창을 택해 접근성을 높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보험사 앱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간단한 인증만 거치면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투자 성향 분석‧펀드 리밸런싱‧관리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별도의 앱을 설치해 인증하고 로그인하는 것보다는 보험 가입자 다수에게 익숙한 카카오톡 대화 채널을 통해 펀드를 관리하는 것이 더 쉽고 접근성도 좋다”고 덧붙였다.

AI 기술을 제공하는 파운트는 보험사마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익명을 원한 파운트 담당자는 “보험사마다 원하는 기능이 조금씩 다르므로 협의를 거쳐 커스터마이징(맞춤형 상품 개발)을 한다”며 “흥국생명이 ‘변액보험 AI 사후관리 서비스’에 이어 ‘AI 펀드 리밸런싱’ 기능을 추가했던 것처럼 메트라이프나 삼성생명도 요구사항을 반영한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험사들은 더 많은 고객이 AI를 적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령층 가입자가 많아 보편화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익명을 원한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현재 많은 고객이 AI를 적용할 수 있게 유도하는 과정에 있다”며 “다만 카카오톡 대화창을 통한 AI 적용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고령층 변액보험 가입자가 많아 보편화에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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