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공인인증서’ 폐지 앞두고 사설 인증서 출시 등 대체재 마련 분주
[이지 돋보기] 은행권 ‘공인인증서’ 폐지 앞두고 사설 인증서 출시 등 대체재 마련 분주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12.0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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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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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공인인증서 폐지를 앞두고 대체재 마련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각 은행은 통신사‧빅테크 업체가 서비스하는 인증서를 도입하는가 하면, 자체 인증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개발 중이다. 이밖에 은행권 공동 인증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이달 10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공인·사설인증서간 경계를 허물고 모든 전자서명에 동등한 법적효력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 초기인 지난 1999년 7월 도입돼 짧은 유효기간과 보안프로그램 설치 요구로 불만을 빚었던 공인인증서는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정확히는 공인인증서가 그동안 지녀왔던 우월한 법적 효력이 폐지돼 ‘공인’의 지위를 잃고 사설 인증서와 다를 바 없어지는 것이다.

더 이상 공인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쓰지 않아도 되는 만큼, 이를 대체할 사설 인증서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사설 인증서 가운데 현재 가장 앞서고 있는 것은 ‘카카오페이’와 ‘PASS’ 인증이다.

2017년 6월에 나온 카카오페이 인증은 올해 발급 건수가 9월 기준 1700만건을 넘어섰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4월 내놓은 PASS 역시 같은 기간 기준 1800만건에 달한다.

은행권도 자체 인증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KB국민은행이다. 지난해 7월 ‘KB모바일인증’를 내놨다. 현재 500만건이 넘는 가입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해 5월 아톤의 보안매체 솔루션을 적용한 'IBK모바일인증'을 구축했다. 모바일뱅킹 앱인 아이원뱅크를 개편하면서 기존 공인인증서와 추가 인증수단을 대체할 서비스로 도입한 것.

하나은행은 올 8월 휴대폰 기종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얼굴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초 간편인증 서비스인 ‘NHOnePass’를 내놨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은 2017년 7월 출범과 함께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 자체 인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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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은행권의 사설 인증서 구입 경쟁이 오히려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사설 인증서 대부분이 해당 은행에서만 사용 가능한 만큼 ‘범용성’이 떨어지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KB모바일 인증의 경우에도 KB스타뱅킹과 KB손해보험 등 KB금융그룹 계열사에서만 통용된다. 공인인증서가 모든 은행과 다른 금융업권, 전자결제, 공공기관 이용 등 두루 사용된 반면 은행 사설 인증은 오로지 해당 은행과 일부 계열사에서만 쓸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한계점이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자체 인증수단은 애초에 공인인증서를 완벽하게 대체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자사의 금융거래를 보다 빠르고 편리하도록 마련된 것”이라며 “다른 금융사 등에서 사용할 수 없어 범용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살”이라고 전했다.

이에 은행권은 자체 인증서 외에도 범용성 높은 다른 인증서와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NH농협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이동통신 3사의 사설인증서 ‘패스’를 도입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은행권은 또 공인인증서를 관리해온 금융결제원과의 협력을 논의 중이다. 금결원은 공인인증서를 ‘금융인증서비스’로 개선할 계획인데, 은행권이 이를 연동하는 방법이다.

현재 공인인증서가 영문·숫자·특수문자가 포함된 10자리 이상 비밀번호를 쓰고 공유(NPKI) 폴더에 저장되는 것과 달리 금융인증서비스는 지문 등 생체인식 방법, 패턴 인식, 6자리 간편비밀번호 등을 사용하게 된다.

또 클라우드를 사용해 인증서를 저장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PC나 모바일, USB에 저장하는 불편함도 사라진다. 유효기간도 현재의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은행권은 해당 금융인증서비스를 기반으로 동일한 플랫폼에 각 은행별로 차별화를 둔 인증서를 준비 중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달 해당 서비스를 적용한 ‘WON금융인증서’를 가장 먼저 출시했다. 은행은 물론 공공기관에서까지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익명을 원한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금융인증서비스는 금감원과 국내 22개 은행이 공동으로 준비한 것”이라며 “이달 10일부터 대부분 은행에서 발급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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