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모바일뱅킹 앱 운영 두고 ‘통합 VS 분산’ 갈림길
[이지 돋보기] 은행권, 모바일뱅킹 앱 운영 두고 ‘통합 VS 분산’ 갈림길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1.01.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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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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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앱) 운영을 두고 ‘통합파’와 ‘분산파’로 나뉘고 있다.

모바일뱅킹의 기능이 점차 고도화되고 다양해지는 가운데, 이를 하나의 앱에 담을지 여러 앱으로 분산해 내놓을지를 두고 은행별로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 각 방식마다 일장일단이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자신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4일 구글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주요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해외 법인 및 지점 전용 제외) 수는 이날 기준 50여개다. 은행 당 평균 10개의 앱을 서비스하고 있는 셈이다.

앱이 넘쳐나는 이유는 은행권이 주요 모바일뱅킹 앱은 물론 비대면 전용 뱅킹, 환전, 자산관리, 알람, 본인인증 등의 서비스·기능을 세분화해 별도의 앱으로 내놓은 까닭이다.

때문에 이용자들은 사용하려는 앱을 일일이 설치하는 수고를 들여야 하는 경우가 잦다. 예컨데 한 은행의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려면 해당 뱅킹 앱은 물론 원활한 로그인을 위한 인증 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또 계좌 입출금 내역을 실시간으로 받고 싶으면 알림 앱도 별도로 깔아야 한다. 이밖에 메신저‧음성인식‧챗봇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도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앱을 별도로 내려 받아야 하는 식이다.

한 개의 모바일뱅킹 앱을 이용하기 위해 2~3개의 다른 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에 이용 편의성이 떨어지고 소비자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최근 은행권에서는 중구난방인 앱을 하나로 묶어 통합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통합파로는 신한은행이 있다. 지난 2019년 기존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스마트 실명확인, 온라인 등기 등 6개 앱과 서비스를 합친 ‘쏠(SOL)’을 출시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여기에 사용이 저조한 앱을 삭제하거나 합치는 등의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여러 앱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을 최소화했다는 취지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5개 금융앱을 통합한 'NH스마트뱅킹 워업(one up)'을 출시하며 통합파 대열에 합류했다. 하나와 우리은행도 각각 ‘하나원큐(1Q)’와 ‘우리원(WON)’에 기능을 모으는 등 앱 다이어트를 해 나가고 있다.

반면 이와 대척점에 있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20개에 가까운 앱을 출시‧운영하고 있다. 대표 모바일뱅킹 앱인 KB스타뱅킹을 비롯해 리브(Liiv), 스타뱅킹 미니, KB골드앤와이즈, KB굿잡 등 각종 대상이나 기능별로 앱을 상세히 분화해 놨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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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통합과 분산 운영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통합앱 체재가 무조건 편의성을 높이지 않고, 분산앱이라고 소비자 불편만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통합앱의 가장 큰 단점은 ‘무겁다’는 것이다. 다양한 기능을 한 개의 앱에 몰아넣다보니 그만큼 용량이 커지고 저장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하게 되는 것.

또 일반 앱과 비교했을 때 구동이 느려질 우려가 높다. 설사 개발 단계에서 최적화를 잘 해놨더라도 이후 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추가할 경우 보안과 용량과다 등의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당초 은행들이 처음부터 통합앱을 내놓지 않고 분산 채널 전략을 시도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모바일뱅킹 이용자 대다수는 조회, 이체 등 단순 은행 업무를 주로 사용한다. 때문에 이같은 이용자에게 통합 앱은 오히려 편리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본인이 사용하지 않는 기능으로 인해 구동 속도 저하 등 불편함을 감수할 상황이 생길 수 있는 탓이다.

반면 분산앱은 이 부분에서는 통합앱보다 자유롭다. 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구동이 빠른데다가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만 쏙쏙 골라 설치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분산앱을 지향하는 은행들은 고객의 수요에 맞춰 자산관리, 생활서비스, 보험, 자동차론, 주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세분화 해 앱으로 내놓은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고객별로 단말기(스마트폰)의 성능이 제각각인 탓에, 상대적으로 성능이 안 좋은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앱 용량과 구동, 속도 등을 신중히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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