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사모펀드 ‘불신론’에 뭉칫돈 몰린 랩어카운트
[이지 돋보기] 사모펀드 ‘불신론’에 뭉칫돈 몰린 랩어카운트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1.02.01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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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환매 불가 사태에 랩어카운트 반사이익…1년새 계약 6만건↑

[이지경제=양지훈 기자] 고객이 맡긴 재산의 자산 구성‧운용‧투자를 모두 책임지는 통합 자산관리서비스 ‘랩어카운트(Wrap Account)’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1년간 계약건수가 6만건 이상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계약자산은 8조원 역시 크게 늘었으며, 고객은 5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사모펀드 대규모 환매 불가 사태가 잇따라 터지자 랩어카운트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이 당분간 랩어카운트 투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이다.

사진=양지훈 기자
사진=양지훈 기자

1일 이지경제가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 랩어카운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건수는 ▲2019년 11월 188만4845건 ▲2020년 3월 189만6083건 ▲2020년 6월 190만5967건 ▲2020년 9월 192만7523건 ▲2020년 11월 194만5630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기준 계약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6만785건(3.2%) 늘었으며, 국내외 주가지수가 대폭 상승한 지난해 6월 이후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랩어카운트 계약자산(평가금액)은 1년간 8조원 이상 증가했다. ▲2019년 11월 121조588억원 ▲2020년 3월 113조5727억원 ▲2020년 6월 116조1199억원 ▲2020년 9월 126조7145억원 ▲2020년 11월 129조1981억원이다.

고객도 늘었다.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수는 ▲2019년 11월 170만7340명 ▲2020년 3월 171만9803명 ▲2020년 6월 173만198명 ▲2020년 9월 174만7936명 ▲2020년 11월 175만5058명이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년간 4만7718명(2.8%↑)의 고객을 추가 확보한 셈이다.

월별 랩어카운트 계약건수. 자료=금융투자협회(그래프=양지훈 기자)
월별 랩어카운트 계약건수. 자료=금융투자협회, 편집=양지훈 기자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수수료를 받고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운용‧투자자문까지 해주는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다. 투자자는 원할 때마다 보유한 종목의 수익률을 조회할 수 있다.

다만, 투자 원금을 보장하지 않고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으로 분류되므로 자산운용 일임에 앞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랩어카운트가 사모펀드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반사이익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랩어카운트는 펀드와 달리 고객 자산을 투명하게 직접 관리한다는 면에서 불투명한 운용으로 문제가 된 사모펀드의 대체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사모펀드 대안으로 반사이익을 크게 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사모펀드 설정액은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에서 시작된 대규모 환매 불가 사태에 따른 영향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사모펀드 신규 설정액은 58조6326억원으로 전년(102조1440억원)보다 42.6%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규 설정 사모펀드 수도 2535개로 전년(6438개)대비 60.6%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잔고 1250억원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 All 차이나랩. 사진=미래에셋대우
지난해 말 기준 잔고 1250억원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 All 차이나랩. 사진=미래에셋대우

이로 인해 미래에셋대우가 출시한 ‘All 차이나랩’은 지난해 잔고가 대폭 늘어난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All 차이나랩은 지난해에만 735억원 이상의 잔고가 유입됐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잔고는 1250억원에 달한다. 이는 미래에셋대우 단일 해외주식 랩 계약 가운데 최대 운용 규모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All 차이나랩은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정부 정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 지역을 한정하지 않고 중국 본토‧홍콩‧미국에 상장된 모든 중국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으며, 중국 시장과 다양한 성장 과정에 주목해 운용한다. 최소 가입 금액은 5000만원이다.

이우선 미래에셋대우 Wrap 솔루션팀장은 “All 차이나랩 자문을 제공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은 해마다 1500개의 중국 기업을 탐방해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직접 발굴한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자 증권사 역시 신규 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NH투자증권 VIP Super Growth 랩. 사진=NH투자증권
글로벌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NH투자증권 VIP Super Growth 랩.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NH VIP Super Growth 랩’을 출시했다. VIP자산운용의 조언을 받아 전기차‧핀테크 등 유망 업종에 속한 해외주식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는 상품이다.

이는 종전처럼 시가총액 상위권에 있는 혁신 주도주뿐만 아니라 초기 혁신 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병행할 수 있다. 최소 가입 금액은 1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랩어카운트 투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준섭 연구원은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은 지난해 8월 124조원으로 2019년 말보다 7조원 증가했다. 랩어카운트를 비롯해 사모펀드를 대체할 상품에 대한 투자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주식투자 등 직접투자가 부담스러운 고객을 다수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랩어카운트는 주식을 직접 매수‧매도하는 직접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투명성을 바탕으로 증권사에 투자를 일임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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