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인보험 실적, 1위 탈환…ROE 17%, 보험업계 1위 고수
“영업 채널 관리·사업비 절감 등으로 올해도 고성장 지속”
[이지경제=양지훈 기자]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보험영업 환경에서 장기인(人)보험 1위 탈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를 통해 성장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장기인보험은 질병, 재해를 1년 이상 보장하는 보험으로,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실손의료보험 등이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9조1512억원(전년대비 13.9%↑), 영업이익 6103억원(95.3%↑), 당기순이익 4334억원(59.8%↑)을 각각 달성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은 모두 역대 최고다.
이로써 메리츠화재의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5%포인트 상승한 17%로 집계됐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액으로 나눈 것으로,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순익을 기록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ROE가 5%면 자본 100억원을 투자해 5억원의 이익을 낸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3월 발표한 ‘2019년 보험회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보험사의 ROE는 4.41%에 그쳤으며, 지난해도 3분기까지 5.47%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가 장기 침체에 빠진 점을 고려하면 메리츠화재는 6년 연속 두자릿수 ROE를 기록하면서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게 금감원 분석이다.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의 경영 전략이 이 같은 실적을 주도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김 부회장은 2015년부터 자동차보험 비중을 낮추고,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는 경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4분기 장기인보험 시장 실적이 388억원으로 손해보험사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면서, 1~3분기 1위던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도 사상 최대 실적의 숨은 공신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이 상승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로 2019년에 이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9개 주요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은 평균 89.1%였으며, 이중 4개사는 90%를 웃돌았다.
메리츠화재는 우수한 실적으로 배당금도 사상 최고로 지급한다.
메리츠화재는 보통주 1주당 128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으며, 시가 배당율은 7.9%다. 배당 성향은 지난해와 같은 34.9%지만, 당기순이익 증가와 유상증자 등으로 1주당 배당금은 전년대비 430원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에 이어 배당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메리츠화재 배당금은 2018년 820원, 2019년 850원, 2020년 1280원이다. 2020년 배당금은 2017년 기록(1140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액이다.
메리츠화재 이용혁 상무는 “영업 채널의 꾸준한 매출 성장과 사업비 절감을 통해 양호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지난해 영업 채널 관리와 사업비 절감 등으로 이룬 성과를 앞으로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