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문룡식 기자] 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전환하자 달러를 처분한 가계와 기업이 많아져 달러예금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은 893억8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48억2000만달러 줄었다. 감소폭은 지난해 2월(-64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잔액도 지난해 9월(854억5000만달러)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적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이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900억달러는 넘어선 뒤 11월에 이어 12월까지 석 달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으나 새해 들어 감소 전환한 것이다.
통화별로 보면 미 달러화예금은 761억6000만달러로 38억8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2월(-63억1000만달러) 이후 11개월만에 최대폭 급감한 것이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달러가 비쌀 때 팔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달러예금이 감소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기준 1118.8원으로 전월(1086.3원)보다 32.5원 상승했다.
증권사의 단기 운용자금 만기도래, 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 결제자금 인출 등으로 유로화예금도 43억6000만달러로 전월대비 3억5000만달러 줄었다. 위안화예금(-1억8000만달러)을 비롯해 엔화예금(-1억9000만달러), 영국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예금(-2억2000만달러) 등의 잔액도 모두 감소했다.
주체별로는 기업의 달러예금은 584억3000만달러로 38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개인의 달러예금은 177억3000만달러로 5000만달러 줄었다. 기업의 달러예금이 더 큰 폭 줄어들면서 개인이 전체 달러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3%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