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쌍적자’ 안고 날 수 있을까
조원태 회장 ‘쌍적자’ 안고 날 수 있을까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1.02.24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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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최근 10년간 2년외 순손실행진
실적 널뛰기…증권가 “아시아나 인수로 동반부실” 우려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었지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가 제한적이라, 증권가는 양사의 동반부실을 우려하고 있다. 김포공항역에서 대한항공 승무원이 자사 홍보판의 여객기 앞을 고개 숙인 채 걸어가고 있다. 아시아나여객기가 착륙하고 있다. 원안은 조원태 회장. 사진=이민섭 기자, 대한항공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었지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가 제한적이다. 증권가는 양사의 동반부실을 우려하고 있다. 김포공항역에서 대한항공 승무원이 자사 홍보판의 이륙준비 중인 여객기 앞을 고개 숙인 채 걸어가고 있다. 아시아나여객기가 급강하 하고 있다. 원안은 조원태 회장. 사진=이민섭 기자, 대한항공

[이지경제=이민섭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세계 항공 역사에 길이 남을 우리만의 이야기를 함께 만들자.”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말이다. 올해 초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8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항공업계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했다.

이로써 2019년 중반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은 1년 6개월 만에 업계 1위 대한항공의 품으로 안기게 됐다. 1988년 항공사 출범 이후 31년 만이다.

조원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늘렸다.

조원태 회장은 당시 정관 일부를 개정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자본을 늘렸다. 기업결합신고 완료 시점에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3자배정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60%를 확보하기 위해 서다.

결국 조원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게 됐지만, 조원태 회장이 그리고 있는 “항공 역사에 길이 남을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조 회장 “항공 역사에 길이 남을 이야기” 만들지 장담 못해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개점 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출 7조4050억원, 영업익 238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9.8%(4조8866억원), 16.7%(480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281억원으로 59.9%(3402억원)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010년대 들어 2012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 순손실은 기록하게 됐다.

문제는 모든 경영지표가 나쁘다는 데 있다.

대한항공은 2018년 매출 13조116억원, 영업이익 6712억원, 순손실 1610억원를 각각 보인데 이어, 이듬해에는 각각 전년보다 매출은 5.5%(7200억원), 영업이익은 57.3%(3849억원) 크게 줄었다. 이 기간 순손실은 5687억원으로 253.2%(4077억원) 악화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더 나쁘다.

지난해 매출 3조5598억원, 영업손실 703억원, 순손실 2648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이중 매출은 전년보다 39.9%(2조3647억원)줄었으나,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전년보다 각각 85.5%(4164억원), 65.3%(4981억원) 개선에 성공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010년대 들어 2016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최근 2년간은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동시에 냈다.

아시아나항공, 최근 2년간 동반 영업손실과 순손실 기록해

조원태 회장이 의욕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지만, 앞으로도 업황 개선이 불투명해 이번 인수합병이 동반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이구동성이다.

증권가는 현재 인력감축 없이 양사의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는 이유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 시장이 정상화되고 항공산업 재편이 마무리 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 정국이 지속되고, 감염병이 종료돼도 그 여파가 최소 2∼3년은 지속되면서 항공 수요 회복기까지는 기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코로나19가 종식될 경우 여객 수요 회복이 빨라 그만큼의 수혜를 누리겠지만, 여객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동반부실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의 유상증자가 완료되기 위한 선행조건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와 외국 정부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라면서도 “현재 양사의 취항지가 같은 곳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정부 승인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인수 완료 시점은 6월 말 보다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양사가 합병 승인 전까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합병 이후 시너지를 낼만한 요소 역시 많지 않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비용 절감과 함께 화물운송에 주력해 코로나19 정국을 극복하고, 합병 시너지를 낸다는 복안이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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