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문룡식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4연임에 성공하며 1년 더 하나금융을 이끈다.
유력한 회장 후보이던 함영주 부회장 등이 사법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김 회장의 연임에 가닥이 잡힌 셈이다. 이로써 김 회장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전 회장(2001~2010년)에 이어 업계 두번째로 4연임에 성공한 금융지주 회장이 됐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에 대한 심층평가 인터뷰를 최근 진행했으며, 김 회장을 1년 임기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단독 후보자로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김 회장의 4연임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확정된다.
김 회장은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뒤 40년 넘게 은행권에 몸담은 금융통(通)이다.
그는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 2008년 하나은행장을 각각 역임한 이후,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오른 뒤 2015년, 2018년에 각각 연임에 성공해 9년째 하나금융을 이끌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은 3연임 취임 이후 평소 4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유력 후보인 함 부회장의 일신상의 이유와 여기에 코로나19 정국이 겹치면서 김 회장의 4연임이 유력했다.
윤성복 하나금융 회추위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과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김 회장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김 회장은 그동안 최고의 실적을 내면서 하나금융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며 “주주와 고객, 조직 구성원들의 인정을 받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 회장은 취임 첫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2조174억원)을, 2018년 역시 처음으로 3조원(3조1522원)을 올렸다. 이듬해에는 2조2587억원으로 역가를 다시 썼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정국으로 2조92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은 경영능력의 척도 중 하나다.
김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코로나19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극복과 그룹의 조직 안정화에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임기 역시 내달 끝난다.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열린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