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험사 ‘꼼수’에 가입자만 ‘봉’…갱신보험료 ‘폭탄’·보험금 ‘쥐꼬리’
[단독]보험사 ‘꼼수’에 가입자만 ‘봉’…갱신보험료 ‘폭탄’·보험금 ‘쥐꼬리’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1.04.26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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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 주기별로 100~150% 인상…고연령 가입자 부담 커
보험료인상 미고지…치료비 90%지급, 비급여항목 혜택無
손해율 최고 140%…“착한실손보험 등 팔면팔수록 손해”
4세대보험 7월 출시…“자기 부담금 등 고려, 전환에 신중”

경기도 안양에 사는 전업 주부 B 씨(여, 65)는 2009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다. 실손의료보험은 병의원과 약국에서 실제로 지출한 의료비를 최대 90%까지 보상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B 씨는 최근 5년 간 월 보험료 4만9650원을 냈지만, 이달 5년 갱신으로 내달부터 보험료를 매월 12만9030원씩 내야 한다.
보험료가 종전보다 160%(7만9380원) 급등한 것이다.

 

 

 

 


[이지경제=양지훈 기자] 국내 보험사들의 보험상품 불완전판매로 보험가입자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으로 이지경제 취재 결과 확인됐다.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와 표준화실손보험 가입자 가운데 ‘갱신 보험료 갱신 폭탄’을 맞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가입 당시 진료비와 치료비, 약제비 등의 90%를 지급한다고 했지만, 실제 지급액은 30% 수준이라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세대 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3세대 착한실손보험(2017년 4월 이후 판매) 등이 있다.

지난해 상반기 현재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881만명, 표준화실손보험은 1925만명, 착한실손보험은 610만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5년 만기 갱신 후 B 씨의 실손보험료가 160% 상승한 것은 최근 5년간 동일한 보험료를 냈지만, 5년간의 인상률이 이번에 일괄 반영됐기 때문이다.

B(오른쪽) 씨는 이번 실손보험 갱신주기를 맞아 보험료가 종전보다 160% 오른 12만9030원씩을 내달 내야 한다. 사진=양지훈 기자
이달 실손보험 갱신주기를 맞은 B(오른쪽) 씨의 실손보험료가 종전보다 160% 오른 12만9030원으로 뛰었다. 사진=양지훈 기자

1세대 실손보험은 갱신 주기가 3년과 5년이며, 해당 기간 보험료 인상 없이 같은 보험료를 냈던 가입자에게 3년치 혹은 5년치 인상분이 한번에 반영된다.

경기 수원에 사는 직장인 A(남, 38) 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2009년 W사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이후 A 씨는 지난달까지 매달 보험료 1만6420원을 냈다. A 씨 역시 이달 5년 갱신을 맞아 앞으로 116.4%(1만9110원) 인상된 월 3만5530원을 내야 한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19만7040만원에서 42만6360원으로 역시 116.4%(22만9320원) 수직 상승한다.

A 씨는 “보험 가입 당시 설계사는 갱신보험료 인상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며 “갱신 주기에 따라 인상률이 누적된 결과지만, 한번에 116% 급증하는 보험료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1세대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갱신 실손보험료 부담이 가중된다. 한 중소도시에 자리한 개인 병원. 내원객의 평균 연령은 74세다. 사진=양지훈 기자
1세대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갱신 실손보험료 부담이 가중된다. 한 중소도시에 자리한 개인 병원. 내원객의 평균 연령은 74세다. 사진=양지훈 기자

B 씨는 “나이가 들면서 병원을 찾을 일이 많아 실손보험에 가입했지만, 가입 당시 지금처럼 과도한 보험료 인상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 보험사의 꼼수가 숨어 있는 불완전판매”라고 꼬집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결혼 15년차 K(여, 50) 씨도 마찬가지다.

K 씨는 2007년 결혼 후 D사의 실손보험에 남편(51)과 함께 가입했다. 당시 월 보험료는 3만1000원이었지만, 현재는 100% 오른 6만2000원이다.

그 동안 태어난 두 아이까지 합하면 월 보험료는 25만원 수준이다.

다만, K 씨는 보험혜택이 형편 없어, 항상 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올해 중학교 입학한 첫째(남, 13)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성조숙증 진단을 받고 2년간 성조숙증 치료와 함꼐 성장호르몬제를 맞았다. 성조숙증이 오면 성장호르몬이 조기에 끊겨 성장이 멈춰서다.

3개월에 한 번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 약제비 등으로 190만원 정도 지출했으나, D사가 지급한 보험금은 30만원 수준이다.

가입 당시 D사 설계사가 지출 비용의 90%를 지급한다고 했으나, 실제 지급액은 22%인 셈이다.

K 첫째 아이의 경으 2년간 1500만원 정도 병원비를 지출했지만, 실손보험으로 240원을 받았다. 둘짜 아이의 지난해 6월 병원비 영수증, 비급여(일반수가)로 실손보험 혜택이 없다. 자료=K 씨
K 씨의 첫째 아이의 경우 병원비를 2년간 1500만원 가까이 지출했지만, K 씨는 실손 보험금으로 240원을 받았다. 둘째 아이의 지난해 6월 병원비 영수증, 비급여(일반수가)로 실손보험 혜택이 없다. 자료=K 씨

현재 K 씨의 둘째 아이(여, 11)도 사춘기지연제와 성장호르몬을 맞고 있지만 실손보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가입시 D사 설계사는 실손보험이 모든 항목에 대해 보장할 것처럼 홍보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보험사 역시 보장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K 씨 둘째 아이의 월 평균 병원비는 76만원이다.

K 씨는 “남편의 경우 결혼 15년 동안 병원에 두어번 정도 갔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들었지만, 솔직히 보험료가 아깝다”며 “첫째의 경우 2년간 1500만원 정도 병원비를 지출했지만 실손 보험금으로 고작 240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사의 꼼수에 이래저래 보험가입자만 봉”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감안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을 고려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 가운데 전환을 원하는 희망자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어서다.

올해 7월 출시 예정인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 차등제’를 적용해 의료서비스를 많이 받은(보험금을 많이 탄) 가입자는 보험료를 많이 내고, 서비스를 받지 않은 가입자는 저렴한 보험료를 내게 된다.

반면, 4세대 실손보험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제언이다.

올해 7월 출시 예정인 4세대 실손보험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제언이다. 서울 동대문구 개인 병원 모습. 사진=양지훈 기자
올해 7월 출시 예정인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제언이다. 서울 동대문구 개인 병원 모습. 사진=양지훈 기자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보험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보험료를 꾸준히 인상할 계획이라서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 가운데 지출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140%라면 보험료 100원을 받아 14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의미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1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42.9%, 표준화실손보험은 132.2%, 착한실손보험은 105.2%로 각각 파악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높아 표준화실손보험부터는 가입자의 자기부담금을 높였으나, 손해율 하락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현재 착한실손보험 등 보험상품을 팔면 팔수록 보험사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보험금을 받는 일이 흔치 않은 가입자라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해도 좋다”면서도 “본인의 건강과 의료서비스 이용 실태, 기존 실손보험대비 보장 비용과 자기부담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환 여부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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