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앞으로 국어 사전에서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는 단어를 빼야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동방이기지국(東方利己之國)’이라는 말을 새로 넣어야 한다.
국어사전에서 동방예의지국은 ‘예의를 잘 지키는 동쪽의 나라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일컫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일부 일반인의 행태를 보면 동방예의지국과는 거리가 멀다.
하루 이용객 400만명에 육박하는 서울지하철에서 7일 잡은 모습이다.
객차 안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출퇴근 시간 발디딜 틈이 없는 객차에서 이 칸에서 저 칸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승객들을 툭툭치고 지나간다. 그러면서도 죄송하다는 말은 절대 안한다.
1900년에 건설된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은 객차 이동이 불가능하다. 객차 간 연결문이 잠겨 있기 때문이며, 유사시에만 승무원이 연결문을 열어 준다.
아울러 수도권 지하철 객차 안에는 노약자석과 임부를 위한 자리가 각각 마련돼 있다. 여기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당당하게 않고, 노약자나 임부가 와도 절대 일어서지 않는다.
게다가 많은 승객들은 다리를 꼬고 좌석에 앉는다. 이 자세가 허리 건강에도 좋지 않지만, 바로 앞에 설 수 있는 공간을 좁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는 눈엣가시다. 다리를 바꾸기 위해 앞사람 다리를 차는 일은 다반사다.

여름이면 많은 여성들이 뒷축이 없는, 구두지만 구두는 아니고, 샌들이지만 샌들도 아닌, 슬리퍼 비슷한 신발을 신고 다닌다. 뒷축이 없다보니 에스컬레이터나 계단 등에서 귀에 거슬리 정도로 ‘딱’, ‘딱’, ‘딱’ 굽 소리가 난다.
프랑스의 경우 직업 여성들이 주로 뒷축이 없는 신발을 신는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근본이 없다고 폄하하는 서방인들은 출근하면서 뒤축이 없는 신발은 신지 않는다.
이 같은 일은 일상다반사다. 동방예의지국, 생각해 볼 일이다.
* 박철희 감독의 2006년 작품 영화 <예의 없는 것들>에서 차용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