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집 지을 터 좀 빌려주세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름 철새인 제비의 음성이다.
제비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강남(동남아시아, 뉴기니섬, 오스트레일리아, 남태평양 등)에서 겨울을 지내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북아메리카 등에서 여름을 난다.
제비는 3월 3일 삼짇날에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이처럼 홀수가 겹치는 날에 갔다가 돌아오는 새라고 해서 민간에서는 제비를 길조(吉鳥)로 생각한다.
최근 도심에서는 제비를 볼 수 없고, 시골에서나 만날 수 있다. 다만, 시골에서도 제비는 찬밥 신세다.
암수 제비가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알을 낮고, 새끼를 부화하고, 새끼가 둥지를 떠날 때까지 20∼25일 기간 동안 똥으로 집안을 더럽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집 주인은 자신의 집 처마에 제비가 집을 지으면, 막대기 등으로 집을 부순다. 집주인과 제비가 서너번 이 같은 실랑이를 치르고 나면, 제비는 집짓기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27일 지방의 한 농가에서 잡았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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