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의 현장] ESG 경영한다더니…GS25·CU, 상생없고 ‘동네슈퍼’ 몰살
[이지경제의 현장] ESG 경영한다더니…GS25·CU, 상생없고 ‘동네슈퍼’ 몰살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8.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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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이 편의점 117% 급증…동네마트 47% 문 닫아
성남 복정동 韓축소판…10년전 동네마트 등 20곳영업
동네마트 75%폐업…GS25 등 대기업편의점 90% 차지
“업계 생태계교란”…“골목상권, 대기업 안방으로 전락”
국내 편의점 브랜드 각각 1위와 2위인 GS25와 CU가 골목상권을 몰살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편의점 브랜드 각각 1위와 2위인 GS25와 CU가 골목상권을 몰살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모순적이게도 강부자((강남, 부동산, 자산가)로 통하던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출신의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0년 8.15 광복절 축사에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주문했다. 같은 해 말 정운찬 위원장을 중심으로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한 배경이다.
이듬해 동반성장위원회는 대기업의 동반성장을 평가해 매년 지수를 발표하고, 점수가 높은 기업에는 공공사업 발주시 혜택을, 미진한 기업에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천명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당시 협력사와 동반성장협약을 앞 다퉈 체결하고, 동반성장에 나선 이유다.
그러다 경제정책이 없던 박근혜 전 정부에 이어 자칭, 타칭 진보정권이라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아예 사라졌다. 문재인 정권이 2017년 5월 출범 이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으나, 현재 국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가중됐다.
이처럼 두 정권에 걸쳐 동반성장이 자취를 감추고, 이명박 전 정부 당시 선정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프랜차이즈 가맹점 거리두기 등의 규제가 풀리면서 현재 국내 중소기업 대부분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골목상권은 이미 초토화됐다.
이중에서도 동네마트는 이제 찾아보기가 힘들다.
국내 편의점은 생활플랫폼을 주제로 내세우고, 과자와 음료를 기본으로 커피, 빵, 과일, 치킨 등을 취급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편의점은 생활플랫폼을 주제로 내세우고, 과자와 음료를 기본으로 커피, 빵, 과일, 치킨 등을 취급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편의점은 생활플랫폼을 주제로 내세우고, 과자와 음료를 기본으로 커피, 빵, 과일, 치킨 등을 취급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편의점은 생활플랫폼을 주제로 내세우고, 과자와 음료를 기본으로 커피, 빵, 과일, 치킨 등을 취급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복정로에 있는 18곳의 편의점과 2곳의 동네마트를 이용하기 전 고객은 복정역에 있는 GS25를 이용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이지경제 단독으로 국내 대기업인 GS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GS25와 BGF리테일의 CU의 무지비한 횡포를 살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의 역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계 세븐일레븐이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했으며, 1990년 노태우 정부가 12시 영업제한을 실시하면서 미국계 편의점 브랜드 서클K가 대학로에, 일본계 훼미리마트가 보광그룹(현 BGF리테일)과 손잡고 서울 송파구에 각각 첫 점포를 개설했다.

같은 해 LG그룹도 LG25라는 편의점 브랜드를 발족했으며, 2005년 3월 LG와 GS의 분할 과정에서 유통 등을 GS가 가져가면서 LG25는 자연스레 GS25가 됐고, GS리테일 소속으로 변경됐다.

당시만 해도 편의점은 심야영업 제한에서 제외 대상이라 틈새시장에 불과했다. 다만, 현재 GS25는 CU와 함께 국내 편의점 업계 양대 산맥이자, 골목상권 몰살에 일등 공신이다.

성남시 수정구 복정로(가운데 녹지대) 2㎞ 미만 거리 주변에는 모두 20개의 편의점과 동네마트가 영업하고 있다. 10년 전 8곳이던 동네마트는 현재 2곳만 남고 모두 대기업 편의점으로 대체됐다. 사진=정수남 기자
성남시 수정구 복정로(가운데 녹지대) 2㎞ 미만 거리 주변에는 모두 20개의 편의점과 동네마트가 영업하고 있다. 10년 전 8곳이던 동네마트는 현재 2곳만 남고 모두 대기업 편의점으로 대체됐다. 사진=정수남 기자

지난해 현재 산업통상부는 국내에 4만7500곳의 편의점이 있다고 집계했으며, 이중 31%(1만4725곳)가 GS25 간판을, 31.4%(1만4925곳)가 CU간판을 각각 달고 영업을 하고 있어서다.

나머지 37.6%(1만7850곳)가 세븐일레븐(롯데), 미니스톱(일본계), 이마트24(신세계), 플러스365(홈플러스)와 중소 편의점 브랜드다.

이중 GS25 점포는 2011년 6307곳에서 지난해까지 8418곳이 늘어 증가율 133.5%로 수직 상승했다. CU 점포 역시 2015년 9409곳에서 5년새 58.6%(5516곳)가 급증했다.  

지난 주말 국내 골목상권의 축소판인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을 찾았다. 이곳은 앞쪽에 탄천과 탄천 건너 서울비행장, 뒤쪽에 영장산을 둔 배산임수의 지형을 갖고 있는 단독 동네다.

동네 앞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국도와 수서분당간고속국도, 성남대로가 있고 서울지하철 8호선과 수도권전철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복정역이 자리하고 있다.

복정역에서 서울방향으로 각각 수인분당선을 타고 1정거장, 4정거장인 떨어진 곳인 수석역과 도곡역에서는 지하철 3호선을, 지하철 8호선 상행선을 타고 3정거장과 5정거장을 가면 가락시장역과 석촌역에서 지하철 3호선과 9호선을 각각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복정동에는 2곳의 동네마트만 남아 있다. 10년 전보다 75%가 급감한 것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재 복정동에는 2곳의 동네마트만 남아 있다. 10년 전보다 75%가 급감한 것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재 복정동에는 2곳의 동네마트만 남아 있다. 10년 전보다 75%가 급감한 것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여기에 서울 곳곳으로 가는 버스를 송파차고지(현 복정동에 위치)와 복정역 환승정류장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복정역 환승정류장과 성남대로에서는 경기도 버스를 대거 탈 수 있다.

복정동에서 5∼10분 거리에서 서울용인고속국도와 판교수서속국도 이용 가능하다. 복정동이 사통팔달의 교통구조를 갖고 있고,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라 서울과 분당, 경기도 권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아울러 이곳이 2000년대 초반 주상복합 다가구주택 단지로 재개발된 곳이라, 상대적으로 젊은 2030세대 부부가 주로 전세로 주거한다.

이곳에는 구립복정어린집, 복정초, 복정고, 동서울대학교, 가천대학교, 서울국제학교, 복정도서관 등이 있어 교육 인프라도 풍부하다.

현재 LH공사가 위례신도시 맞은편 영장산 아래 복정동 일부를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복정동은 면적 6.79㎢에 인구 1만60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소비 성향이 강한 곳이다.

10년 사이 이곳에는 이마트24,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마켓 등도 둥지를 틀었다. 사진=정수남 기자
10년 사이 이곳에는 이마트24,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마켓 등도 둥지를 틀었다. 사진=정수남 기자
10년 사이 이곳에는 이마트24,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마켓 등도 둥지를 틀었다. 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자리는 당초 동네마트가 자리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10년 사이 이곳에는 이마트24,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마켓 등도 둥지를 틀었다. 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자리는 당초 동네마트가 자리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편의점들이 복정동에서 혈투를 펼치고 있는 이유이자, 이로 인해 동네마트가 몰락했다.

복정동은 성남대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국도와 나란히 뻗은 2㎞ 채 안 되는 복정로 양옆으로 상권이 형성됐다. 성남방향으로 복정로 오른쪽은 성남대로와 복정동을 나누는 녹지대가 있어 건물은 모두 1줄로 들어섰다. 복정로 왼쪽은 영장산 자락 아래까지 500여미터가 뻗어 주택과 함께 상가 등이 자리하고 있다.

2011년 이곳에는 동네마트 8곳(비중 40%), CU 5곳(25%), GS25 3곳(15%), 세븐일레븐 등 기타 편의점 4곳(20%) 등이 조화를 이루며 영업했다. 이는 100m마다 편의점과 동네마트가 각각 자리한 셈이다.

다만, 지난 주말 이지경제의 방문에서는 동네마트가 2곳으로 10년 사이 75%가 사라진 반면, CU와 GS25는 각각 8곳과 5곳으로 모두 60% 이상 급증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도 1곳에서 4곳으로 크게 늘었고, 이마트24가 1곳,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마켓도 각각 1곳씩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CU와 30m 떨어진 한 동네마트는 최근 문을 닫았다. 사진=정수남 기자
CU와 30m 떨어진 한 동네마트는 최근 문을 닫았다. 사진=정수남 기자
CU와 30m 떨어진 한 동네마트는 최근 문을 닫았다. 사진=정수남 기자

편의점과 동네마트가 20곳으로 10년 전과 변화가 없지만, 그동안 동네마트는 몰락하고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대기업의 편의점 브랜드만 사세를 확장한 것이다.

이곳에서 10년 사이 동네마트가 대거 문을 닫는 동안 CU 등 편의점 3곳도 폐업했으며, 동네마트 2곳은 세븐일레븐으로, 1곳은 GS25로 각각 문패를 바꿔 달았다.

아울러 홈플러스의 편의점 브랜드 365플러스도 이곳에 영업점을 마련했으나, GS25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 같은 복정동의 지형 변화는 국내 편의점과 동네마트의 추이와 비슷하다.

국내 편의점 점포는 2011년 2만1879곳, 2015년 3만1203곳, 2020년 4만7500곳으로 10년 사이 117% 초고속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동네마트는 7만6043곳, 6만4565곳, 4만여 곳으로 47.3%가 급감했다. 동네마트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올해 상반기에 3만5000곳으로 다시 12.5%가 문을 닫았다.

복정로 동서울대 구간에 GS25와 CU가 30m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왼쪽 CU는 동네마트에서 롯데의 SSM으로, 다시 CU로 문패를 최근 변경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복정로 동서울대 구간에 GS25와 CU가 30m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왼쪽 CU는 동네마트에서 롯데의 SSM으로, 다시 CU로 문패를 최근 변경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복정동에 GS25와 CU가 50m 거리를 두고 위치했다. GS25는 동네마트에서 코사마트로, 다시 GS25로 상호를 바꿨다. 사진=정수남 기자
복정동에 GS25와 CU가 50m 거리를 두고 위치했다. GS25는 동네마트에서 코사마트로, 다시 GS25로 상호를 바꿨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곳에 위치한 GS25와 CU 등은 최고 100m 정도 거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곳에 위치한 GS25와 CU 등은 최고 100m 정도 거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와 관련,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연합회가 동네마트 브랜드인 코사마트를 선보이고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섰지만, 대기업 자본에 맞서기는 역부족”이라며 “앞으로 동네마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골목상권이 대기업의 안방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 소상공인지원과는 “대기업 편의점과 온라인쇼핑 증가 등으로 동네슈퍼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유럽의 소매상이 협업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처럼, 동네마트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편의점 브랜드는 거리두기 없이 출점을 강행해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같은 브랜드의 점포도 거리를 무시한 채 개설해 가맹점주의 이익도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정동의 경우 편의점간 거리가 30m와 50m 정도인 곳이 많다.

이들 대기업 편의점 브랜드는 “우리가 출점하지 않으면 경쟁사가 출점한다”며 자사 출점을 합리화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들은 PB 상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실적 제고를 노리고 있다. (위부터)GS25 우유와 CU 과자.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편의점들은 PB 상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실적 제고를 노리고 있다. (위부터)GS25 우유와 CU 과자.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편의점들은 PB 상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실적 제고를 노리고 있다. (위부터)GS25 우유와 CU 과자. 사진=정수남 기자

게다가 CU는 헤이루, GS25는 유어스라는 자체브랜드(PB)를 만들어 과자를 비롯해 음료, 우유, 생수 등을 자사 브랜드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팔아, 관련 업계 생태계 역시 교란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고객의 눈과 손이 가기 쉬운 매대애 집중 배치된다.

이지경제가 동반성장위원회에 PB 상품에 대한 규제를 묻자 “관련 통계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GS리테일을 비롯해 BGF리테일 등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한다고 최근 천명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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