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 마지막 ‘노른자 땅’ 잠실 개발 2파전…한화, 고지 선점
서울 송파, 마지막 ‘노른자 땅’ 잠실 개발 2파전…한화, 고지 선점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1.09.17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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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개발·소프트웨어 운영 경험 풍부…제안자 무협, 소프웨어 운영만 경험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한화그룹이 버블세븐 지역 가운데 하나인 서울 송파구 마지막 노른자 땅인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한화그룹이 한화건설 등을 통한 국내외 다양한 건설 노하우를 비롯해 63빌딩 내에 있는 컨벤션 시설과 면세점, 위락 시설과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등의 운영 경험도 풍부해서다.

한화그룹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경험이 상당한 셈이지만, 개발 제안자이자 경쟁자인 무역협회는 소프트웨어 경험만 갖고 있다.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은 ‘제2 코엑스 건설사업’으로 잠실운동장 일대 35만7576㎡ 규모의 대지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코엑스 3배 크기의 전시컨벤션 시설 등을 조성하는 민간개발사업이다. 무역센터 건물에서 잡은 개발예정지 일대. 사진=김성미 기자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은 ‘제2 코엑스 건설사업’으로 잠실운동장 일대 35만7576㎡ 규모의 대지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코엑스 3배 크기의 전시컨벤션 시설 등을 조성하는 민간개발사업이다.

이 사업은 1기 고 박원순 시장 재임 기간이던 2000년대 중반 추진된 것으로, 2029년까지 전시·컨벤션 시설(전용 12만㎡)과 야구장(3만5000석 내외), 다목적 스포츠시설(1만1000석 내외), 수영장, 수상레저시설(수상계류장 14척 내외) 등을 짓는 것이다. 부속시설로는 호텔(900실 내외)과 문화·상업 시설,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사업비는 2조1672억원으로 민간이 40년간 운영한다.

사업방식은 수익형 민자사업이다.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지은 뒤 40년간 직접 운영해 건설에 들어간 비용과 사업수익을 직접 확보해야 한다. 이후 이를 국가에 기부채납하면 된다.

무협 컨소시엄은 무협이 전시장운영자이자 전시·컨벤션주최자로 국내 전시컨벤션업계의 맏형인 코엑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풍부한 게 강점이다.

한화 컨소시엄은 한화그룹, 하나금융투자, HDC그룹으로 구성됐다. 한화그룹 컨소시엄에는 10대 건설사 가운데 역세권 복합개발 경험이 풍부한 한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포진했다.

이번 개발권을 두고 양측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지만, 한화 컨소시엄이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30일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의 1단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서류 제출을 서울시가 마감한 결과 무협 컨소시엄과 한화 컨소시엄이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

한화 컨소시엄은 가칭 ‘서울 스마트 마이스 파크’를 구성, 한화그룹, 하나금융투자, HDC그룹 등 3개 그룹이 공동주관사를 맡는다. 이중 한화그룹의 역할 비중이 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홈에이스와 2212억원 규모 청라지구 오피스텔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사진=양지훈 기자
개발 예정지와 500여미터 떨어인 영동대로 변에는 한화의 우방인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이 있다. 사진=김성미 기자

무협 컨소시엄(글로벌복합마이스)은 이 사업을 제안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GS건설, 대우건설이 건설투자자 자격으로 참가한다. 다만, 이번 제3 자공고로 시행자가 바뀔 수도 있다. 최초제안자가 받는 우대 점수는 없으며, 사업제안자는 공고사업비(2조1672억원, 2016년 1월 1일 불변가격)를 초과해 제안할 수도 없다.

2016년 10월 한국무역협회 컨소시엄이 서울시에 사업을 제안해 기획재정부에 민자 적격정조사를 신청했지만 그동안 적격성조사에 몇년째 발목이 잡혀 사업 진척이 없었다.

그러다 올해 5월 5년 만에 서울시의회가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 사업 지정과 제3자 제안 공고’를 원안대로 가결했다.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가 적격성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자, 서울시는 6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제 3자 제안 공고’를 냈으나, 7월 1단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서류 마감 당시 무협 컨소시엄만 신청해 유찰됐다. 

시는 재공고를 냈고, 무협에 이어 한화 컨소시엄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종 낙점은 사업 적합성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화 컨소시엄은 역세권 복합개발 등 하드웨어적 경험과 전시장과 백화점, 면세점 운영 등에서 경험이 많다.

한화건설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정차하는 서울역과 수서역 복합사업개발을 독차지하고 개발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한화건설은 제 2코엑스 개발사업과 성격이 같은 수원마이스복합단지 개발사업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다. 여기에 중동에서 신도시 건설 등 다양한 건설 경험이 무협 컨소시엄을 앞선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반면, 원안자 무협 컨소시엄은 소프트웨어 경험만 갖고 있다. ‘제2 코엑스’와 같은 대형 쇼핑몰·호텔·전시컨벤션시설이 모두 소재한 무역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 대표 전시장이자 다중이용시설인 코엑스를 보유했다는 강점이 있다. 무협의 자회사 코엑스는 국내 신규 전시장 운영 대행 경험도 풍부하다.

무협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코엑스-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잠실운동장-제2 롯데타워 등을 잇는 대규모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계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는 코엑스(카메라 위치),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사진 앞쪽), 잠실운동장(가운데), 제2 롯데타워(사진 위 건물) 등을 잇는 대규모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사진=김성미 기자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강남구 코엑스에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166만㎡ 부지에 글로벌 마이스 복합시설, 도심형 스포츠 콤플렉스, 생태·여가공간이 들어서는 4단계 사업이다.

한화 컨소시엄은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인 킨텍스와 세계적 건축설계 업체인 파퓰러스가 참여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한화그룹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킨텍스, 파퓰러스가 각각 전시컨벤션 운영, 설계·디자인을 맡게 된다.

서울시 측은 “현재 민간사업자 선정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10월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1단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1단계에서 제출서류, 사업수행능력 등을 평가하고, 1단계를 통과한 사업제안자에 한해 2단계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2단계 평가는 기술 부문, 가격과 공익성 부문으로 평가해 점수가 높은 순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의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착공은 2023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72개월(6년)이다.

한편, 송파구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장지동과 세곡동 보금자리 주택과 문정동 가든파이브, 장지동 일대 위례신도시 등에 대한 개발을 마쳤으며, 현재는 삼전동 일대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송파구는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버블세븐 지역 중 하나로 지목됐으며,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송파구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 위라는 게 부동산 업계 주장이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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