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동앗줄 잡았다…대한·아시아나항공, 화물로 실적 ‘확’ 개선
항공업계, 동앗줄 잡았다…대한·아시아나항공, 화물로 실적 ‘확’ 개선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1.09.30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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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항공사 여객·화물 매출 비중 역전…코로나19 이전 회복 ‘아직’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코로나19 장기화가 항공업계에 입힌 타격은 현재 진행형이다. 세계 각국이 문을 걸어 닫았고, 여전히 자유로운 여행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는 주요 노선 운항을 중지하거나 운항 횟수를 줄이는 등 뼈를 깎는(?) 조정을 진행했고, 여객선을 개조해 항공화물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했다.

이로 인해 경영실적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까지는 여전히 더디다.

국제선 여객 정상화까지 늘어난 항공화물 수요가 그나마 항공업계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항공 업계는 국제선 여객 정상화까지 항공화물 수요로 버틴다는 복안이다. 사진=김성미 기자
국내 항공 업계는 국제선 여객 정상화까지 항공화물 수요로 버틴다는 복안이다. 사진=김성미 기자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대표이사 우기홍)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3조805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1023억원)보다 7.2%(2972억원) 감소한 규모다.

다만, 이기간 영업이익은 2951억원으로 1166.5%(2718억원) 급증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7.8%로 7.2%포인트 상승했다. 대한항공이 1000원어치를 팔아 6원을 남기던 수익이 72원으로 확대된 것이다.

대한항공의 반기순이익은 60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6195억원)보다 1098%(6802억원) 확대된 규모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매출 비중이 크게 감소하자, 지난해 초 일찌감치 여객 운송을 포기하고, 항공화물운송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한항공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여객선을 화물기로 개조한 이유다.

실제 대한항공의 항공운송 매출에서 여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감소했다. 국내선 여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3%(1102억원), 국제선 여객은 7.1%(2624억원)을 각각 차지했다. 반면 화물은 77.4%(2조8638억원)의 비중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원년인 2020년 매출에서는 국내선 여객 3.3%, 국제선 여객 23.8%, 화물 57.4%를 각각 차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매출에서는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이 각각 4%, 60.6%, 화물은 21.3%의 비중을 나타냈다.

대한항공이 항공화물을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개선하면서 하반기 전망도 밝다.

대한항공이 항공화물을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개선하면서 하반기 전망도 밝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항공화물을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개선하면서 하반기 전망도 밝다. 사진=대한항공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을 3474억원으로 예상하면서 “해운물류 정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추가 화물 이익이 발생할 것이다. 대한항공이 쌓아온 화물 경쟁력은 신규 화물이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화물 운송 가격에 따라 대한항공의 신용 등급 전망도 상향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중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역시 신용등급 ‘BBB’를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개선했다.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대한항공의 주가도 회복세를 넘어 강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주당 8299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겨울부터 우상향을 그려 현재 3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9일 종가는 3만3500원으로, 사상 최고인 주당 4만517원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주가보다도 높다. 

대한항공의 재무구조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관광·항공업계의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상반기 대한항공의 유동비율은 76.2%로 전년 말(50.01%)보다 26.1%포인트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306.7%로 전년 말(660.6%)보다 359.9%포인트 개선됐다. 기업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200% 이상을, 자본의 타인 의존도를 뜻하는 부채비율은 200% 이하 유지를 재계는 권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대표이사 정성권)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828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485억원)대비 14.9%(-319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14억원으로 전년 동기(-2554억원) 대비 87.6%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자 상태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률은 1.7%로, 전년 동기(11.9%)대비 10.2%포인트 줄었다.  지난해보다 매출 1000원당 이익이 102원 축소된 셈이다.

반기순손실은 28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33억원) 보다 54.8%(3473억원) 개선됐지만 여전히 손해를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은 아직 모두 적자를 기록했지만, 세계 물동량 증가에 따른 항공화물 매출 확대로 지난해보다 개선된 게 위안이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에서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과 항공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전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 비중은 10.2%(1857억원), 7.9%(1446억원), 항공화물 72.3%(1조3192억원) 비중을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는 각각 8.4%(3197억원), 24.9%(9508억원), 56.1%(2조1440억원)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는 8%(5447억원), 61.3%(4조1656억원), 19.3%(1조3116억원)의 비중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날항공의 영업이익률은 1.7%로, 전년 동기(11.9%)대비 10.2%포인트 줄었다.  지난해보다 매출 1000원당 이익이 102원 축소된 셈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날항공의 영업이익률은 1.7%로, 전년 동기(11.9%)대비 10.2%포인트 줄었다.  지난해보다 매출 1000원당 이익이 102원 축소된 셈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항공화물 운임 강세도 코로나19 위기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을 견인한 요인이다. 항공 화물 운임 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7월 1킬로그램(㎏)당 7.9달러로 지난해 최고치인 7.73달러를 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전에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변화가 생긴 것은 2분기부터다. 

이후 한진칼그룹 산하로 들어가며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생겼지만, 올해 1분기까지 부진한 실적을 지속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식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지며 5월 하순 거래가 정지됐다가 7월 16일이 거래가 재개됐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영업이익이 559억원 흑자를 기록, 전년동기(268억원)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손실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증권가는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이 여전히 적자를 지록하고 있지만, 항공화물 매출 증가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서다.

이를 감안해 투자자가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사들이면서, 유가증권 시장에서 아이아나항공의 주가는 상한가다.

29일 증시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일대비 0.38%오른 주당 2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해 3월 20일 저점 1만832원까지 떨어졌으나 같은 해 8월 말부터 급격한 우상향을 그려  2만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염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운송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항공업 최선호주로 아시아나항공을  추천했다.  

염 연구원은 “2분기 대형항공사들이 유가상승에 따른 비용증가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는 화물사업을 적극 늘려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다“며 ”국제여객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지만, 화물운송 사업으로 영업 안정성을 갖췄다. 근거리 국제노선이 재개되면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어 하반기 영업량 증가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올 상반기 유동비율은 41.4%로 전년 말(45.5%)보다 4.1%포인트 축소됐고, 부채비율은 2015.9%로 지난해 말(1171.1%)보다 844.3%포인트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면 자산 40조원, 매출 20조원 규모의 세계 7위권 초대형 항공사로 우뚝 선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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