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250만 시대…“정육점서 대체육도 판다”
채식 250만 시대…“정육점서 대체육도 판다”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1.12.09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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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채식 확산에 대체육 판매 본격
풀무원, 식물성단백질로 세계시장 노려
​​​​​​​대상, 동·식물성 대체육 ‘한손에’ 잡는다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치소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친환경 소비와 채식주의가 확산되며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외 식유통업계가 시장선점을 위한 투자를 빠르게 늘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부터 수도권 20개점 내 축산 매장에서 지구인컴퍼니의 식물성 대체육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지구인컴퍼니는 식물성 고기를 개발·판매하는 식품기술 스타트업으로, 자체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언리미트 제품 4종이다. 다짐육(300g)과 버거 패티(230g), 구이용 저밈고기(230g), 풀드 바비큐(270g) 등으로 구성됐다.

이마트는 이달 초부터 수도권 20개점 내 축산 매장에서 지구인컴퍼니의 식물성 대체육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상품 4종.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이달 초부터 수도권 20개점 내 축산 매장에서 식물성 대체육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상품 4종. 사진=이마트

‘언리미트’ 상품은 100%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해 단백질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없다. 고기의 색감 등을 구현하기 위해 상품에 따라 비트, 석류, 카카오파우더를 넣거나 영양을 더하기 위해 병아리콩, 렌틸콩 등을 추가했다.

이마트는 대체육을 우육, 돈육과 같은 축산 품종으로 간주해 축산물 매대에서 판매한다. 미국 등 채식 문화가 발전하고, 대체육이 정착한 나라의 대형마트에서도 전통 육류를 주력으로 하되 대체육 비중을 늘리는 추세를 반영한 전략인 셈이다.

이마트와 지구인컴퍼니는 향후 냉장 대체육 판매를 비롯해 다양한 맛, 형태, 소스 등을 추가 개발해 대체육 상품을 지속해 늘리고, 판매 점포 역시 확대해 가치소비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환경보호, 동물복지 등을 고려해 채식을 실천하거나 식습관 개선, 건강 증진 등을 이유로 식물성 식단을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대체육 판매를 본격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완전채식(비건)을 하는 인구 외에도 때때로 채식을 하는 ‘간헐적채식주의자(플렉시테리언)’ 증가 등으로 채식 인구가 크게 늘면서 전통적인 육류 소비 시장에 대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해서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올해 250만명으로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도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지난해 40% 신장한 11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35% 급증한 1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체육 판매와 함께 이마트는 식물성 원재료만을 활용한 채식 상품을 한데 모은 ‘채식주의존’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20개점으로 시작한 채식주의존은 올해 33개점으로 확대됐다. 이곳에서는 대체육, 너겟, 만두, 볶음밥 등 식사류부터 아이스크림 등에 이르는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신동훈 이마트 육류 바이어는 “가치소비 신념에 따라 채식을 실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채식이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잡았다. 고객 삶의 변화따라 이마트는 대체육 상품을 꾸준히 확대하는 등 고객 관점 매장을 구현하겠다” 말했다.

풀무원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대체육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풀무원이 미국에서 유통하고 있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대체육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풀무원이 미국에서 유통하고 있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해외시장을 정준해 대체육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풀무원의 미국법인 풀무원USA는 3월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를 선보이고, 현지 입맛에 맞는 고단백 가공 두부와 식물성 대체육 신제품 등 개발에 착수했다.

풀무원은 이와 함께 미국 최대 학교 급식 서비스인 메사추세츠대 다이닝과 협약을 맺고, 식물성 대체육을 포함한 다양한 ‘플랜트스파이어드’ 제품을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에 공급하고 있다. 풀무원은 최근 콩 단백질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을 레스토랑 가맹점 ‘와바그릴’의 200개 매장에 공급하는 등 현지 식물성 대체육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풀무원은 내수와 아시아 시장에서는 두부 관련 제품으로 승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부면, 두부바, 두부텐더, 두부크럼블 덮밥소스, 고단백 큐브두부 등 다양한 식물성 지향 식품을 내놨다. 이중 밀가루 면을 대체하는 두부면은 국내 출시 1년 만에 판매 500만개를 돌파했고,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진출했다.

풀무원은 식물성 지향 식품을 두부 제품에서 대체육까지 확대해 다양한 식물성 대체육을 공급하고 있다. 대체육 조리식품인 식물성 직화불고기도 곧 선보인다.

풀무원은 중국법인 푸메이뚜어식품을 통해 포장두부와 가공두부 외에 식물성 단백질 밀키트 브랜드인 ‘푸추팡’과 식물성 단백질 간식 브랜드인 ‘푸시우시엔’을 중심으로 식물성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두와 파스타에 들어가는 고기를 식물성 고기로 대체해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게 풀무원 전략이다.

풀무원은 일본법인 아사히코로 2월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토푸 프로틴’을 발표하고, 당, 포화지방 섭취를 줄인 두부밥, 두부바 등 식사대체류 제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상도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대체단백질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상은 식물성과 동물성 대체육에 모두 관심을 갖고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상도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대체단백질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진=대상
대상도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대체단백질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상이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개발해 수출한 식물성 대체육 만두. 사진=대상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는 식물성 대체고기로 만든 만두를 개발 해외수출에 성공하며 식물성 대체육 가공식품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대상 연구진은 최적의 식육 향미, 식감과 풍미를 구현한 육고기 완전 대체 식물성 대체고기를 개발해 이를 적용한 만두를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 7개국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에서는 육고기의 관능성을 부여하는 전처리 기술을 개발해 육고기가 함유된 만두와 비교해 이질감이 없고 품질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출시된 제품은 식물성원료 기반의 한식만두 5종으로 월 평균 2톤을 수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41톤을 판매했다.

대체단백질 중 유일한 동물성 식품인 배양육 사업은 두개의 식품기술 스타트업과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지분투자를 실행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6월에는 무혈청 배지 전문 기업 ‘엑셀세라퓨틱스’와 8월에는 배양육 배양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스페이스에프’와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고 2025년까지 배양육 대량생산 설비·공정을 갖춰 대량 생산에 돌입한다.

현재 대상은 이들 업체와 협업 연구·개발을 통해 배양육 상업생산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양육의 가장 큰 단점인 높은 원가 문제를 해결하고 배양육 배지 원료를 식품에 사용가능한 원료로 대체하는 방안을 연구한다.

배양육은 동물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액에서 인공적으로 키워 만드는 ‘인공고기’다. 일반 육류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물 소비량 등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식품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공장식 도축 등 동물윤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배양육을 생산하는데 중요한 재료인 배양액의 주요 소재는 식품의약품용 아미노산으로, 대상은 최근 65년간 아미노산 등 바이오소재를 생산하고 판매해 온 경험을 살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배양육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상은 배양육 사업을 통해 국내외 대체단백질과 배양육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기대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기존의 육류 생산방식의 한계로 육류 소비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다. 대체육의 한 형태인 식물성 대체육은 이미 세계적으로 상당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동물세포를 통한 배양육 시장도 확산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세계 대체단백질 소비량은 환경과 지속가능성 등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 등으로 지난해 1300만톤에서 2025년 2400만톤, 2030년 6500만톤으로 증가한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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