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롯데 설계사들에게 돈맡기기 겁나요"
"흥국·롯데 설계사들에게 돈맡기기 겁나요"
  • 심상목
  • 승인 2011.03.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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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개입된 보험사기 적발…도덕성·내부감시시스템 논란

 

[이지경제=심상목 기자] 국내 대형 손해보험업체인 흥국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의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사기에 연루돼 도덕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십년간 지속되어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아직도 사리지지 않았다며 이를 단속해야하는 보험사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에 따르면 지난 7일 흥국화재 보험설계사인 이모(39)씨와 롯데손보 보험설계사 변모(44)씨는 보험금을 허위로 타낸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이 씨와 변 씨는 범행 행각을 벌이기 위해 병원 사무장을 개입시켰다. 그들은 강원도 동해시 소재 모 정형외과 사무장 이씨(39)와 짜고 보험설계사와 공모해 고의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사무장 이 씨와 설계사들은 일상생활 중 입은 가벼운 상해를 교통사고 피해로 위장했으며 입원하지 않았음에도 정형외과에서 허위입원확인서를 발급 받아 보험사에 제출해 입원비를 타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설계사들은 약 2200만원을 받아냈다. 이 금액 중 롯데손보 설계사 이씨는 1400만원의 돈을 가로챘으며 흥국화재 설계사 변 씨는 800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업계에서는 설계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꼬집고 있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이지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러한 보험사기가 수십년째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도 일어나는 것을 보면 보험사들의 내부 감시를 통한 보험사기 근절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속전속결로 사고를 처리하도록 강요하는 손보사들의 관행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사기 사건은 보상 직원들이 좀 더 현장을 면밀히 관찰하고 사고 내용에 대해 조사를 펼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빠른 사고처리보다는 정확한 사고 처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보험사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흥국화재는 사건이 발생한 설계사가 자사의 직원이 아닌 대리점 계약을 맺은 곳의 설계사라는 이유에서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이지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흥국화재 소속 설계사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회사도 해당 설계사에게 법적 보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보 관계자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법원에서 유·무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차원에서 언급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무분별한 대리점과의 판매 계약이 이러한 사건을 일으킨 원인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보소연 관계자는 “손보사 전속 설계사들을 채용하는 과정과 달리 보험 대리점 설계사와의 계약은 설계사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렇다 보니 보험 관련 피해가 발생하면 대리점 설계사와 손보사 사이에서 엉뚱한 소비자만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사건이 알려지자 직장인 서모(37,여)씨는 “보험사기에 설계사가 개입됐다는 언론보도를 접할 때마다 충격적이다”고 전하며 “과연 설계사들에게 믿고 내 돈을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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