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기획] 같거나, 비싸거나…경유차 타지 마라
[이지경제 기획] 같거나, 비싸거나…경유차 타지 마라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2.05.09 0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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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 경쟁력 상실…ℓ당 1천905원, 휘발유比 96% 수준
政, 2005년 2차에너지세제개편으로 오르기 시작…2007년 85%
두바이유·싱가포르 유가, 사상 최고 경신…배럴당 128弗·156弗
전년 경유차 등록, 사상처음 감소…전기차 등록 50% 수준 급증
전북 김제와 전주를 잇는 716번 지방도. 김제 구간에 있는 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전북 김제와 전주를 잇는 716번 지방도. 김제 구간에 있는 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경유자동차가 경쟁력을 상실했다. 국내외 유가 상승으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과 큰 차이가 없고, 주요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경유차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해서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전국 주유소의 리터(ℓ)당 경유 판매가격은 190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달 ℓ당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1977원)의 96.4% 수준이다. 이는 정부의 2차 에너지 세제개편에 따른 85% 수준보다 높은 것이다.

2005년 초 에너지세제 개편 직전인 2004년 연평균 경유 가격은 908원으로, 같은 해 휘발유 가격(1365원)대비 66.5% 수준을 나타냈다.

716번 지방도 전주 구간에 있는 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716번 지방도 전주 구간에 있는 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2003년 평균 경유 가격은 772원으로, 같은 해 휘발유 가격(1295원)대비 59.6%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2차 에너지 세제개편을 마무리 한 2007년에는 1273원으로 휘발유의 83.4% 정도를 보였다. 그러다 국제 유가가 연일 세계 최고를 경신한 2012년에는 각각 1986원, 1806원으로, 91% 수준으로 상승했다.

현재 일부 지역의 경우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면서 경유 차량이 매력을 상실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전북 김제와 익산을 잇는 26번 국도 김제 구간에 있는 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전북 김제와 익산을 잇는 26번 국도 김제 구간에 있는 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군부가 1960년대 경제개발 시기에 경유가 산업용으로 주로 쓰이는 점을 고려해 국제 유가와는 달리 국내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의 50% 대로 조정한 바 있다.

최근 경유 가격의 급등은 올해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세계경기 회복세가 빨라진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실제 국내 유가에 4주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해 12월 2일 배럴당 69달러에서 꾸준히 올라 올해 3월 9일에는 12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인 2012년 3월 4일 124달러를 경신한 것이다. 이달 6일 가격은 108달러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경부고속국도 안성휴게소(하행선) 셀프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경부고속국도 안성휴게소(하행선) 셀프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유가에 2주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경유제품 가격 역시 지난해 12월 2일 80달러에서, 5일 156달러로 5개월 사이 95% 급등했다. 이 역시 종전 최고인 139달러(2012년 3월 27일)를 추월한 것이다.

6일 가격은 배럴당 152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국내 경유 가격의 고공 행진을 예고했다.

성남시 성남대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형태(49, 남) 사장은 “대내외 정세를 고려하면 올해 고유가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716번 지방도 전주 구간에 있는 셀프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716번 지방도 전주 구간에 있는 셀프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여기에 정부가 경유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경유차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경유 차량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이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요국은 향후 내연기관의 연비를 30㎞/ℓ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담금도 경유차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1992년 환경개선비용부담법을 제정하고, 휘발유나 액화석유가스(LNG)보다 상대적으로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경유차에 환경 복구비용을 매기고 있다.

서울 동작대로 변에 있는 주유소의 최근 유가. 경우 가격이 ℓ당 2000원이 넘었다. 사진=정수남 기자
서울 동작대로 변에 있는 주유소의 최근 유가. 경우 가격이 ℓ당 2000원이 넘었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재 환경부담금은 대기, 수질 환경개선, 저공해기술 개발연구, 자연환경 보전사업 등에 쓰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경유차 등록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경유차는 지난해 987만대 등록으로 전년보다 1.2%(12만대)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휘발유차는 3.1%(34만9000대), 전기차는 41.3% 각각 급증한 1388만2014대, 115만9087대로 집계됐다.

이기간 국내 자동차 누적 등록은 2491만101대로, 전년(2436만5979대)보다 2.2%(54만5122대) 증가했다.

경우 가격이 ℓ당 2000원이 안돼도 휘발유 가격의 98.5% 주준이다. 경기도 성남시 둔촌대로에 있는 셀프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경우 가격이 ℓ당 2000원이 안돼도 휘발유 가격의 98.5% 주준이다. 경기도 성남시 둔촌대로에 있는 셀프주유소의 지난 주말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김은정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보험과장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가 정체했으나, 친환경차의 경우 신차 증가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등으로 높은 판매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경유차의 등록대수가 증가세를 멈추고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부상했다. 현재 공도에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가 혼재하고 있다”면서도 “혼재 기간이 빠르게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배기가스 5등급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자동차가 초미세먼지 25%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진=이민섭 기자
서울시는 현재 배기가스 5등급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자동차가 초미세먼지 25%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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