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DTI완화 이후 신용대출에 '인색'
은행들, DTI완화 이후 신용대출에 '인색'
  • 김민성
  • 승인 2011.03.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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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담보대출은 증가…중소기업·신용대출은 감소

[이지경제=김민성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9월 시행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이후 중소기업대출과 무담보 개인신용대출에 인색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분석은 DTI 완화 이후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높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은 잔액은 하락한 것과 연관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과 개인에 대한 은행 문턱이 높아져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4일까지 총 201조19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지난달 말보다 1조2321억원 증가한 수치로 200조원대를 돌파한 것. 또한, DTI완화 이후에는 7개월간 무려 8조5779억원이 늘어났다.

 

그러나 개인신용대출과 중소기업 관련 대출은 같은 기간 급감했다. 24일 현재 개인신용대출은 현재 62조1783억원으로 작년 8월말보다 4조7979억원으로 줄었다. 이 수치는 DTI완화 이후 7개월간 2조1601억원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2.2배에 달하는 구준이다.

 

중소기업 대출 역시 작년 9월 이후 7개월 동안 1조9966억원 줄어들었으나 대기업 대출은 오히려 5조652억원으로 늘었다.

 

이러한 수치로 인해 국내 시중은행들이 담보가 있어 회수가 쉬운 대출 영업에만 치중해 리스크가 큰 신용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자금 사정이 불안정한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관리를 강화하는 대신 안정적인 대기업 여신에 치우쳤다”며 “DTI완화 이후에는 원금 회수 가능성이 큰 주택담보대출 유치에 더욱 치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은행들의 대출 추세로 인해 중소기업과 서민층의 자금난은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기관 한 연구원은 “담보물 확보에 치중해 정작 돈이 필요한 중소기업이나 저소득층에 자금이 형평성 있게 배분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 은행의 고질적인 병폐”라며 “최근 은행권의 경영진 선임이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영업경쟁이 치열해져 이 현상은 한층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 본부장은 “진정한 의미의 자금중개 기능이 작동하려면 금융회사들이 기술력 평가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며 “유망 기업을 찾아내 투자하는 기술펀드를 조성한 뒤 고객 자금을 끌어들여 투자하고 투자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초기에 보증 확대 등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일부 위험을 부담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성 km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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