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6%↑…유가 하락에 둔화, 채소·외식 먹거리는 강세
물가 6%↑…유가 하락에 둔화, 채소·외식 먹거리는 강세
  • 김진이 기자
  • 승인 2022.10.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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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2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무 91%↑·배추 95%↑ 등 채소류 22%↑
외식물가 9% 상승…30년2개월만에 최대
7월 물가 정점 가능성…환율 등 상방 요인

[이지경제=김진이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6% 오르면서 상승세가 두 달째 누그러졌다.

국제 유가 하락에 석유류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전체 물가 오름세가 주춤했다.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채소류 등 농축수산물의 가격 강세가 지속됐으나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둔화되면서 전월보다 물가 상승률이 축소된 모습이다.

다만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1만8045원으로, 지난해 대비 6.8%(2만241원) 상승했다.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사진=신광렬 기자
9월 소비자물가가 5.6% 오르면서 상승세가 두 달째 누그러졌다.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사진=신광렬 기자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5.6% 오르며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1월 3.6%로 소폭 둔화한 뒤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등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6월과 7월엔 각각 6.0%, 6.3%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8월 상승률은 5.7%로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전월 대비 상승 폭이 둔화했으며, 9월에도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두 달째 낮아졌다.

소비자물가는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지만, 단기적인 물가 추세를 알기 위해 전월 지표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8월 소비자물가지수(108.62)와 비교한 결과 지난 달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했을 때 8월(-0.1%) 지표가 21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으나 9월에는 다시 오름세로 전환한 셈이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각각 지난해 같은 달보다 7.2%, 4.2%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물가는 6.2% 올랐다. 채소류 가격이 22.1% 오르면서 농산물 물가가 8.7% 상승률을 보였다. 배추가 95.0%, 무도 91.0% 상승했다. 파(34.6%), 풋고추(47.3%), 포도(14.5%) 등도 올랐다.

축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3.2% 상승했다. 돼지고기(4.1%), 수입 쇠고기(12.7%) 등은 올랐으나 달걀(-6.3%) 등은 가격이 내려갔다. 수산물 가격은 4.5%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6.7% 올랐다. 경유(28.4%), 등유(71.4%), 휘발유(5.2%) 등 석유류 가격이 16.6%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전월보다는 2.7% 하락하며 가격 오름폭이 둔화됐다. 빵(15.1%) 등 가공식품 물가는 8.7%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보다 14.6% 상승했다. 전기료(15.3%), 도시가스(18.4%), 지역 난방비(12.5%), 상수도료(3.5%) 등이 모두 오르면서다.

서비스 물가 중 유치원 납입금(-19.1%), 부동산중개수수료(-7.7%) 등 공공서비스 물가는 0.7%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개인 서비스 물가는 6.4% 오르며 1998년 4월(6.6%)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특히 생선회(9.6%), 치킨(10.7%), 햄버거(13.5%), 김밥(12.9%) 등 외식 물가는 9.0%나 껑충 뛰었다. 이는 1992년 7월(9.6%)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수준이다. 외식 외 서비스 물가도 2008년 12월(4.9%) 이후 최대 상승 폭인 4.5%를 기록했다.

집세는 전세(2.5%)와 월세(0.9%)가 모두 오르면서 1.8% 상승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6.5%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2.8%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5% 상승했다. 전월(4.4%)보다는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4.1% 상승했다. 2008년 12월(4.5%)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10월부터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의 감산 결정에 따른 석유류 가격이 다음 달 물가 상승 폭을 결정하는데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며 “물가 상승세 축소에 가장 주요한 영향을 주는 석유류 가격 둔화 흐름이 지속된다면 7월 물가가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 감산 결정 영향이 어떻게 작용할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최근 유가 흐름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지금 수준의 상승률 수준에서 등락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면서 “환율 상승세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있고 전기요금·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 상방 요인이 있어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어 심의 관은 연간 물가 전망에 대해 “9월까지 누계된 소비자물가가 5.0%다”면서 “이런 흐름을 유지하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5% 초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9월 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정부의 정책 노력 등으로 2개월 연속 상승 폭이 축소되며 5%대 흐름을 기록했지만, 10월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이달 중 김장철 채소류의 수급 안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물가 관련 주요 요인들을 지속 점검하면서 적기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진이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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