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 일제히 “한국 금리 인상은 막바지”
국내 증권사들 일제히 “한국 금리 인상은 막바지”
  • 여지훈 기자
  • 승인 2023.02.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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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최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사진=한국은행
23일 개최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사진=한국은행

[이지경제=여지훈 기자] 한국은행이 23일 개최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과 같은 3.50%로 동결함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국내 증권사들로부터 쏟아져나왔다. 금통위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지난 1년간 꾸준히 이어온 금리 인상 기조가 전환됐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되는 분위기다.

이날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을 할 수 있다”면서도 “금리 동결 이후 달러당 1305원까지 떨어졌던 원화 가치가 기자회견 중 10원가량 절상되는 등 그 변동성이 지난 4분기보다 낮은 점을 고려하면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주요국 성장률 컨센서스와 달리 우리나라는 가계 부채 부담과 수출 부진 등으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은 추가 인상의 부담 요인”이라고 짚으면서 “다만 미국의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오랜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로 돌아서는 것에 조심스러울 것”으로 예상했다. 급하게 금리를 내릴 경우 원화 변동성이 확대되는 걸 우려한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보다는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우리나라가 주요국 중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동결에 나섰음에도 환율은 내리고 증시는 오른 점을 언급하면서 “지난 1년 반에 걸쳐 3%포인트(p)라는 상당한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미 통화 긴축 영역에 진입한 상황에서 추가 긴축은 신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양호한 미국 경제로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대가 바뀐 것이 환율과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 요인보다는 대외적 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정책에 대한 전망의 수가 복잡해진 만큼 전망의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채권투자들은 기준금리 3.75%를 일부 반영한 국고채 3년물 금리 3.7% 내외 수준에서 대응하는 정도가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도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 연구원은 최종 기준금리 3.50%와 국고채 3년물 금리 상단을 3.68%로 예상하면서도 내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또는 큰 폭의 점도표 상향조정으로 환율이 급등할 경우 한은은 연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에서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결정 자체가 사실상 긴축 사이클 마무리를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한은이 추가 인상에 대한 여지를 배제하진 않았지만, 이는 추세적인 대응보다는 미세 조정 성격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 측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돼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 없이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당장 미국 연준 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데다 국내 역시 물가의 추세적인 안정을 확인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할 것이므로 시중금리는 당분간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공개된 지난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연준의 장기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며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위원들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일치시켰고, 연준의 정책 기조가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을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흐름이 중단돼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을 수 있음을 우려했다.

다만 통화정책에 대한 긴축 기조와는 달리 연준 위원들은 현재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미국 경기에 대해서는 다소 비둘기적 스탠스를 취했다. 최근의 경제지표 호조가 일시적일 뿐이며 현재의 통화 긴축 정책이 경제에 파급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향후 미국 경제가 위축돼 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물가 안정화를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는 통화정책을 지속하더라도 단기간에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보다는 0.25%p씩 점진적인 인상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여지훈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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