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야심작 ‘부조종사,’ 진보를 향한 기념비적 이정표
MS의 야심작 ‘부조종사,’ 진보를 향한 기념비적 이정표
  • 여지훈 기자
  • 승인 2023.03.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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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주체성’ 살리며 ‘생산성’ 혁신에도 이바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16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이벤트를 개최하며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태풍을 예고했다. 사진=언스플래시

[이지경제=여지훈 기자] “이건 수년간 기술 분야에서 이뤄질 가장 놀라운 진보 중 하나야.”

“이 AI 툴을 만드는 데 수고한 모든 프로그래머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이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 업체들에 큰 경고가 될 거야. 특히 구글에게.”

“이 생산 툴 덕분에 주 4일 근무 도입을 하자는 주장이 더 힘을 받겠는데!”

최근 글로벌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개한 시연 영상에 쏟아진 찬사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16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이벤트를 개최하며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태풍을 예고했다.

태풍의 중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용 AI ‘코파일럿’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사이자 텍스트 특화형 AI인 ‘챗지피티(GPT)’의 개발사로 널리 알려진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기존보다 한층 진일보한 GPT-4를 공개한 지 불과 이틀 만이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코파일럿은 ‘부조종사’란 뜻 그대로, 이용자의 작업을 보조하는 강력한 툴로 역할 할 수 있음을 인상적으로 입증해 보였다. 코파일럿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365 프로그램(아웃룩·워드·원노트·파워포인트·엑셀·팀즈)에서 어떤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지 간단한 예시로 살펴보자.

# 아웃룩
최근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딸에게 졸업 축하 파티를 열어주고 싶은 당신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초대 이메일을 보내려 한다. 그런데 막상 쓰려고 보니 서두를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해진다. 걱정할 것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자우편 클라이언트인 아웃룩에서 이러한 내용의 편지 작성을 부탁하면 코파일럿이 금세 초안을 완성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잠깐. 초안의 내용이 너무 장황하다. 그래서 키보드로 한 문장을 입력한다. “좀 더 간결하게 써줘.” 그러자 화면을 빼곡히 채웠던 글이 순식간에 서너 문단으로 간추려진다. 당신은 만족해하며 해당 메일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송한다.

# 원노트
이제 파티 계획을 짜야 한다. 그런데 자녀의 졸업파티가 매해 있는 게 아닌 만큼, 파티를 주최해 본 경험이 적은 당신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코파일럿에게 파티와 관련된 필수 정보 몇 가지를 알려주고 파티 계획을 짜달라고 부탁한다. 이번에도 곧바로 파티 계획이 완성됐다. 코파일럿이 말한다.

“우선 파티할 날짜와 시간, 초대 인원 규모에 맞는 장소를 정하세요. 홈 파티도 좋고, 장소 대여도 좋겠네요. 그런 다음 초대 손님들의 목록을 작성한 뒤 이메일이나 초대장을 보내세요. 파티 테마를 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 뒤엔 다들 어울리며 즐길 수 있도록 음식과 음료 목록도 작성하고요. 그리고….” 더는 일정 계획을 짜거나 놓친 것은 없는지 골머리 썩이며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코파일럿이 알려주는 대로 차근차근 진행하기만 하면 되니까.

# 파워포인트
문득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고등학교 졸업파티에서 두고두고 딸의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 깊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이왕이면 시각적인 효과까지 곁들여서. 그래서 이번에는 파워포인트를 켠 후 딸과 관련된 몇몇 중요 정보를 말한다. 슬라이드 분위기는 ‘재미난 축제 분위기’로. 그러자 짜잔. 단 몇 초 만에 슬라이드가 완성됐다. 심지어 코파일럿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저장소인 원드라이브에서 딸의 예쁜 사진을 추출해 메인 화면을 꾸미고, 딸의 미래를 위한 멋진 조언까지 넣었다. 잠깐. 슬라이드에 애니메이션 기법을 적용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른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그저 키보드로 한 문장만 입력하면 된다. “이 슬라이드에 애니메이션을 추가해줘.”

지금까지는 워밍업이었다. 이제 좀 더 비즈니스적인 업무에 코파일럿을 활용해보자.

# 엑셀
회사의 분기 실적 데이터가 눈앞에 있다. 빼곡히 화면을 채운 방대한 수치의 나열에 눈이 팽팽 돈다. 하지만 이번에도 코파일럿이 든든한 조력자로서 활약할 것이다. 당신은 말한다. “데이터를 분석해서 세 가지 핵심 추세만 요약해줘.”

잠시 후 코파일럿이 대답한다. “지난 분기에는 A사를 제외한 모든 거래처에서 매출이 증가했네요. 3분기 내내 증가했던 비용이 이번 분기에는 감소했고요. 지난달 매출 절반가량을 저가 할인 상품이 차지했습니다.”

좋긴 한데 뭔가 미진하다. 왜 A사만 매출이 감소한 걸까? 궁금해진 당신은 재차 부탁한다. “A사에서 발생한 매출 현황을 좀 더 자세히 보여줘.” 그러자 눈앞에 A사와 관련된 분기별 데이터와 시계열 그래프가 일목요연이 정리돼 나타난다. 친절하게도 결괏값은 품목별·국가별로 상세히 구분돼 있기까지 하다. 당신은 몇 마디 문장의 입력만으로 기업의 매출 현황에서 주목할 포인트를 발견했을 뿐 아니라, 일부 고객사에서 발생한 매출 감소 원인까지 파악했다. 나아가 문제의 해결을 위한 통찰도 훨씬 쉽게 얻을 수 있었다.

# 팀즈
그동안 화상회의, 그룹 채팅, 파일 공유, 일정 관리 등을 위해 이용되던 팀즈가 코파일럿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이제 회의록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건 물론, 회의에서 주고받은 내용을 요약하고 핵심 포인트를 짚으며, 미해결된 논의사항까지 자동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코파일럿으로 인해 엑셀을 비롯한 오피스 프로그램에서의 작업 효율과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이처럼 코파일럿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코파일럿을 통해 이용자는 주체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또 단순히 작업 수행에 드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에서 나아가 작업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게 됐다.

가령 다음의 비즈니스 상황을 가정해보자.

당장 내일까지 고객을 상대로 기업 발표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오피스용 작업 툴이 잘 마련돼 있더라도 혼자서라면 엄두를 못 낼 만큼 방대한 양의 업무다.

하지만 당신에겐 든든한 부조종사 코파일럿이 있다. 코파일럿에게 미리 작성된 고객 정보와 더불어 기업의 사업을 소개하는 자료를 준 뒤 둘을 결합해 달라고 부탁한다. 너무나 손쉽게 작업이 끝난다. 게다가 코파일럿이 준 자료를 살펴보니 단순히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기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다음날 만날 고객만을 위해 특화된 맞춤형 자료다. 평소 쓰는 문체와 양식에 맞춰 변환하니 더는 손 볼 데가 없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이제 작성된 워드 파일을 발표를 위한 파워포인트 양식에 맞게 바꿔야 한다. 여기서 코파일럿의 능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이전에는 일일이 복사하거나 타이핑해야 했던 문서가 불과 수 초 만에 파워포인트 양식으로 전환됐다. 심지어 발표 시 참고할 수 있도록 슬라이드 밑쪽에 발표자 전용 스피커 노트까지 작성했다. 이러한 과정은 논문, 사업계획서, 실적발표 등의 모든 자료 작성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오피스프로그램 간 손쉬운 연동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은 코파일럿이 지닌 가장 강력한 강점 중 하나다.

코파일럿을 통해 이용자는 수작업으로 만들었을 자료보다 훨씬 양질의 자료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본인이 놓쳤던 중요 포인트를 코파일럿이 짚어줌으로써 자료의 신뢰성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고객과의 거래 성사 가능성을 키울 요소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더 빠르게 양질의 자료를 만들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게 한다.’ 실로 생산성의 혁신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시연 영상에 열광한 이들처럼, 코파일럿의 출시는 기술의 진보라는 측면에서뿐 아니라 비즈니스와 업무 수행이라는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는 문서 작성을 더는 상상하기 어렵듯, 이제는 코파일럿 없는 업무 수행이 상상하기 어려운 날이 머잖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그동안 AI를 자동 조종사처럼 사용해왔고, 이제 차세대 AI로 넘어가면서 이런 자동 조종사는 부조종사로 전환하고 있다”며 “차세대 AI를 구축하면서 우리는 의식적으로 인간의 주체성을 제품의 핵심에 두기 위한 설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는 새로운 부조종사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영업·마케팅·고객 서비스 등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멀티턴 대화형 검색을 통해 강력하고 혁신적인 정보 종합 방식을 사용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어떤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면서 “차세대 AI는 일상 업무와 작업에서의 고됨을 줄이고 창의적인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도록 설계된 강력한 코파일럿을 통해 생산성 혁신의 새로운 물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키보드, 마우스, 멀티터치 없는 컴퓨팅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앞으로는 연속적이고 요약된 사고·추론·검토·수정·행동을 직관적으로 도와주는 코파일럿과 자연어 프롬프트가 없는 컴퓨팅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지훈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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