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FOMC, 연준의 선택은?
코앞으로 다가온 FOMC, 연준의 선택은?
  • 여지훈 기자
  • 승인 2023.03.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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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기간 터진 은행 위기, 시장 의견은 분분
최근 자산규모 기준 스위스 2위인 크레딧스위스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시장 불안이 급격히 확산했다. 사진=뉴시스/AP

[이지경제=여지훈 기자]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형국이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이후 미국 중소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이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여기에 자산규모 기준 스위스 2위인 크레딧스위스(CS)마저 유동성 문제를 겪으면서 시장 불안이 급격히 확산했다.

잇따른 은행 위기에 제이피모건, 씨티그룹 등 미국 11개 대형은행이 퍼스트리퍼블릭의 구제를 위해 3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고,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CS를 합병키로 하면서 당장의 급한 불은 꺼졌지만, 미국 중소형 은행들에서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인 이슈다.

다만 현재 연준은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담보로 제공하는 금융사에 최장 1년의 대출을 지원하는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시행 중이다. 또 미국 중소형 은행들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향후 2년간 예금 규모에 무관하게 지급보증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는 이들 은행을 중심으로 불안이 확산해 대량의 예금 인출로 추가적인 파산이 촉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아직 미국 당국의 공식적인 답변은 없으나 요청 수락 시 중소형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는 상당 부분 가실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3월 FOMC 회의에 쏠리고 있다. 지난주 잇따라 터진 은행 위기에도 불구,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공식적인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이었던 탓에 여론은 쉽게 모아지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발표된 고용 및 물가지표의 탄탄함을 근거로 연준의 빅스텝(한 번에 0.5%p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그보다는 연준이 은행 위기에 주목해 0.25%p 인상으로 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번 은행 위기를 지나치게 크게 본 나머지 연준이 지금까지 이어온 양적긴축 기조를 양적완화로 급선회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 또한 과하다는 지적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 이슈는 기준금리 동결, 또는 인상 중단론을 부각시켰지만 추가 긴축의 필요성이 낮은 만큼 동결의 필요성도 낮다”며 “지금 상황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다른 정책금리 움직임을 다르게 가져간다면 시장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 문제는 해당 은행 고유의 리스크로 발생한 위험으로 미국 은행 공통의 위험이 아니며, 금리 인상을 멈출 정도 역시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머잖은 시일에 연준이 통화긴축 중단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은행 위기의 이면에는 지난 1년간 4.0%p 넘게 금리를 인상한 연준의 가파른 통화 긴축이 있었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은행들이 저금리 시기에 투자한 채권의 평가손실이 커지면서 이것이 예금자들의 우려를 키워 유동성 위기를 심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서 한 발 물러설 가능성도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미국 고용시장의 수급 불균형 상태가 크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전년 대비 6%대로 여전히 기준금리 인상 단행 명분은 높다”면서도 “이미 은행업에 신뢰도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추가 긴축을 단행할 명분은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FOMC 회의는 역대 최고 중 하나의 통화정책 결정 이벤트”라며 “이번 사태를 통해 연준의 통화긴축 종료 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지훈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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