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주호윤 기자]지난해 도급순위 34위의 중견건설업체 삼부토건이 13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삼부토건에 대해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발령함으로써 앞으로 법원 허가 없이 재산처분이나 채무변제를 할 수 없고 가압류나 가처분, 강제집행도 금지된다.
이로써 삼부토건의 회생절차 개시여부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파산부에서 관련 자료 서면심사와 대표자 심문, 현장 검증 등의 절차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삼부토건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된 주된 요인은 13일 만기 도래하는 서울 내곡동 374일대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PF 대출금 갚을 수 없게 된 것에 있다.
삼부토건은 1948년 고 조정구 총회장과 조창구·조경구 3형제가 회사를 설립했고 국내 토목 건축공사업 면허 1호 업체이다. 현 조남욱 회장은 고 조 총회장의 장남이다. 지난해 매출액 8374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9875억원으로 도급순위 34위에 오른 중견 건설업체이다.
국내에서 경인·경부고속도로, 안동·남강댐 등 중요한 국내 대형 토목공사를 시공하고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활발한 토목, 건축 사업을 벌여왔다.
이뿐만 아니라 파주 교하신도시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등 주택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지난 1985년 당시 건설부 선정 토목부문 우수 시공업체로 선정됐다. 이 후에도 지난 1994년과 2001년 각각 부천 복합화력 발전소, 북제주 화력발전 2·호기를 준공하는 등 꾸준한 사업을 벌여왔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 내곡동 판자촌을 단독주택 83가구와 공동주택 236가구 규모의 고급 주거지로 탈바꿈시키는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에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삼부토건은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사업비 마련을 위해 PF 대출금 약 2300억원을 각각 부담해 총 4270억원의 PF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 경기 악화, 과다한 지급보증의 영향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만기 내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지자 우리은행과 동양종금증권 등 채권단은 삼부토건에 만기 연장을 위해 삼부토건 소유인 르네상스 서울호텔을 담보로 요구했다.
하지만 삼부토건과 채권금융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이 이를 거부했고 이어 만기연장도 함께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된 삼부토건은 13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한편 삼부토건과 함께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했던 동양건설산업도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호윤 hoyoon@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