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케이크 자르기, ‘액면분할’
같은 케이크 자르기, ‘액면분할’
  • 조호성
  • 승인 2011.04.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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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시, 신중한 접근 필요”

 

[이지경제=조호성 기자]커피숍이나 피자 매장에 가면, 케이크나 피자를 조각 단위로 판다. 소량만 먹기를 원하는 고객이나 가격이 부담되는 이들을 위해 큰 덩어리를 잘라서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주식 시장에서도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액면분할이란 주식 쪼개기 방법을 사용한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눔으로써 주식수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액면가액 5000원 주식을 분할해 2500원짜리로 만들면 주식수는 1주에서 2주로 늘어나고 주식 가치는 반으로 떨어진다. 주식가격이 1만원이었다면 5000원이 된다는 의미. 주주들로서는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잘라진 케이크를 팔지 않는 이상 자산의 변동은 없다.

 

 

■ 왜 기업들은 주식분할을 하는 것일까?

큰 덩어리의 피자나 케이크를 잘라서 팔면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자금이 부족한 개미 투자자들은 높은 가격 때문에 구매하기 어려운 우량주를 살 수 있고 보유한 사람도 팔기가 쉬워진다.

 

또 다른 이유는 비상장 기업이 상장을 위해 액면분할을 하는 경우다. 유통주식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지난 20일, GS리테일은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액면가 5000원 주식을 10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발행주식수는 1540만주에서 7700만주로 늘었다.

 

당시, GS리테일 관계자는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진행 중인 준비작업의 일환”이라며 “기존 발행주식수가 적어 주식의 유동성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액면분할! 호재인가, 악재인가?

주식시장에서는 액면분할 후 유통량이 증가해 매매가 활발해지고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종종 연출됐다. ‘액면분할’ 자체만 놓고 보면 투자자들이 호재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지난달 7일, 액면분할을 공시한 동성홀딩스(102260)는 4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고 윌비스(008600)는 분할 공시 당일 3.64%, 신풍제약(019170)은 2.39% 상승했다.

 

하지만 때로는 단기적 가격하락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 2월18일 액면분할을 결정한 경동나비엔(009450)의 경우,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분할했지만 주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은 오히려 며칠간 가격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액변분할이 결정된 뒤 변경상장일 전까지는 주가가 대부분 오르지만 실제 액면분할 후 1개월 동안은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기간별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분할 후 액션에 주의해야

일부 기업은 액면분할 후, 무상증자나 감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투자자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지난달 25일, 선창산업(002820)이 액면분할 및 무상증자를 검토한다는 이야기에 당일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무상증자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발표로 가격이 급속히 떨어졌다.

 

21일 액면분할 후 감자를 결정한 대신증권그로쓰스팩(123550)은 공시를 하고 가격이 하락했다. 감자란 자본금을 축소하는 것으로 결국 주주 이익의 감소, 곧 케이크가 줄어드는 것과 같다.

 

 

■ 결국은 같은 케이크

증권사 관계자는 “액면분할은 원론적으로 기업가치나 주식가치를 올리는 행위가 아닌데 주주나 개인은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작정하고 주가부양을 하려는 의도에서 무상증자나 액면분할 등의 호재를 내놓는다”고 밝힌다.

 

결국, 액면분할은 단순히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일 뿐 실질적 기업가치 상승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조호성 ch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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