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고령층, 보험사 대출에 몰려…“은퇴 후 소득 마련”
60대 이상 고령층, 보험사 대출에 몰려…“은퇴 후 소득 마련”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4.06.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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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고령층 비중 '33%'
생계형 대출 영향…은퇴 후 창업·생계비 등으로 몰려
정년퇴직 후 생계비, 창업비용 등을 위해 보험권 대출을 고민하는 60대 남성의 모습. 사진=챗GPT
정년퇴직 후 생계비, 창업비용 등을 위해 보험권 대출을 고민하는 60대 남성의 모습. 사진=챗GPT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보험사에서 돈을 빌린 60대 이상의 고령층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의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접근하기 쉬운 보험 대출에 수요가 몰려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국내 보험사의 고령층 가계대출 현황 및 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권의 60대 이상 고령자 대출잔액 비중은 32.6%로 집계됐다. 

금융권 내 타 업권과 비교해봐도 보험업권의 고령층 차주 비중은 높은 편이다. 금융업권별 60세 이상 차주 대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상호금융(51%)이 가장 높았고 보험업권(32.6%)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용카드(32.5%)가 뒤를 바짝 쫓고 캐피탈(26.5%), 은행(24.4%), 저축은행(16.4%)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가 가파른 것은 이른바 ‘생계형 대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퇴 시점에 맞물린 60세 이상 고령층이 소득이 급격한 감소에 따른 생활비 마련을 위해 보험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60세는 소득 크레바스에 노출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소득 크레바스란 정년(60세) 이후 국민연금 수령 시점에서 소득이 없는 기간을 의미한다.

문제는 연체율 역시 높다는 점이다. 고령층은 취약차주 비율이 6.73%로 높은 데다 자산이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편중돼 있어 연체율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나이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상환 능력도 줄면서, 연체 위험이 늘어나는 것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동년출생집단을 추적하면 부채 비중이 대체로 중년까지는 증가하고 그 이후엔 감소하는 생애주기 행태가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패턴은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30~40대의 주택구매, 사업 등으로 대출이 확대되고 상환해가는 생애주기 특성을 반영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상용 연구위원은 "고금리로 인한 연체율 상승으로 은행권의 취약차주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고령층의 취약차주들이 제2금융권 중에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사에서 생활비나 사업자금의 확보를 위해 보험을 담보로 대출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보험사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증가했으며, 고연령 차주의 자산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어 가계대출의 연체 위험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취약차주 지원 대책에 고령자 부문을 더욱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령층의 대출 확대 및 부실 위험 억제를 위해 신용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달부터 서민·자영업자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TF는 관계부처와 협업해 자영업자들의 경제 여건에 대한 심층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지원과 채무조정, 폐업지원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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