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조호성 기자]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8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기구(OPEC) 정례 각료회담을 앞두고 증산을 단행해 국내 증권시장에서 정유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5월 하루 생산량을 20만배럴 늘렸으며 이달 들어 20만~30만배럴을 증산했다고 전했다.
또한, 원자재 업계에서는 산유량 제한을 하루에 최고 150만배럴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연초에도 리비아 정정불안으로 원유 가격의 폭등을 막고자 증산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7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지난주 종가보다 1.21% 떨어진 배럴당 99.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와 경기 회복 속도의 둔화세가 심화됨에 따라 정유주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미국의 5월 고용지표에서 새로 늘어난 일자리는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5만4000개로 집계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096770)이 5.79% 하락한 21만9500원을 기록했고 S-Oil(010950)과 GS(078930)도 각각 3.42%, 6.14% 떨어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보여줬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증산 결정에도 원유 가격이 나름 안정적 모습을 보였고 정유주의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그 폭은 제한적이었다며 과도한 우려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하나대투증권 이정헌 팀장은 “과거 정유주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금일 하락은 국내 증시 전체의 조정과 그동안 상승한 부분의 조정 측면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결정을 하락 원인으로 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 이희철 기업분석팀장은 “오는 8일 예정된 회담 결과가 중요하다”며 “1~2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유가가 급락한 것도 아니고, 증산으로 정유회사 정제 마진이 오히려 늘어나는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호성 ch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