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심상목 기자]GS칼텍스가 핵심공장인 여수공장의 고장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당초 주유소 측의 ‘사재기’로 유가가 급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이번 논란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업계와 GS칼텍스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여수공장의 중질유 분해시설이 고장났다. 이어 18일에는 등경유탈황장치가 고장을 일으켜 가동이 중단된 것.
이 고장으로 인해 중질유분해시설에서 45만배럴, 등경유탈황시설에서 35만배럴 등 80만배럴의 등유와 경유가 생산 차질을 빚었다.
GS칼텍스는 25일까지 수리를 완료할 예정이지만 경유 등의 공급 차질이 불가피해져 정부 비축유 87만 배럴을 긴급 임차해 다음 주부터 주유소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업계에서는 GS칼텍스 측이 고장을 쉬쉬한 이유가 유가급등과 연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GS칼텍스 공장의 고장으로 유류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다.
관련업계에서는 급기야 GS칼텍스 공장의 고장으로 인해 기름값이 크게 올랐는데 회사 측이 책임을 주유소의 사재기로 몰아놓고 고장을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는 “이달 들어 15일까지 작년 동기 대비 석유제품 수요가 휘발유는 28%, 경유 40% 등으로 급등해 공급 물량을 맞추지 못했을 뿐”이라며 “공장의 고장 때문에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여수 공장에서 고장이 나기 전 이미 석유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해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고장으로 인해 가뜩이나 힘든 제품 공급이 더욱 어렵게 된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공장 가동이 멈춰 공급 차질이 빚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물량을 대느라 국내 주유소에 공급될 물량을 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는 “현재 수출하는 물량은 이미 2∼3개월 전에 선적을 끝내 국내 물량을 수출용으로 돌릴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