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전셋값에 좀더 보태서 집 살까?
'내집마련' 전셋값에 좀더 보태서 집 살까?
  • 주호윤
  • 승인 2011.07.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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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격과 매매가 격차 갈수록 줄어...주택 매입 관련 문의 많아져

[이지경제=주호윤 기자]올해 하반기 전세난 우려 속에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서만 1800가구가 재개발 이주를 앞두고 있지만 강남권 입주 물량은 턱없이 부족해 전셋집을 찾아 원치 않게 ‘주택난민’ 생활을 해야 하는 수요자들이 대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세를 찾기보다는 이 참에 집을 아예 사려는 생각을 가지는 실수요자들도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수도권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60%를 웃도는 가구수가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가 수도권에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60% 이상인 가구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무려 214.9% 증가한 51만4593가구로 집계됐다.

 

전세가 비율 60% 이상인 가구수는 지난 2010년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61.6%가 늘어난 데 이어 올해 35만1180가구가 60% 기준을 넘어서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전세가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주택 매매하기 위한 자금과 전세자금의 차이가 줄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매매 시장 위축으로 최근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체적으로 매수자를 찾지 못한 매물들이 늘어나면서 주택매매가격 역시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

 

▲ 전세자금에 조금 더하면 집 살 수 있다?

 

최근 20개월간 수도권 아파트의 절반은 집값이 떨어졌다. 실제로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 1차의 일부 평형에 경우 올 초 3억2000만원이던 매매가는 현재 거의 그대로인 반면 전셋값은 1억7000만원에서 2억500만원으로 올랐다. 전셋값과 주택을 매매하기 위한 가격의 차이가 종전 2억원에서 거의 반이나 줄었다.

 

이에 수요자들의 주택 매매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어 지금살고 있는 전셋값에 돈을 보태 내집마련에 나서려는 세입자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강북지역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강남지역의 비싼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비교적 물량이 남은 지역들을 물어보며 매매가가 얼마인지 문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정작 내 집은 찾기 어렵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8월 서울지역 입주 예정 아파트는 2개 단지 640가구로 올해 최저 물량이다. 반면 이주수요는 늘고 있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와 우성 2차 아파트는 이주공고를 내고 입주자 이주에 들어갔다.

 

8월에만 한꺼번에 1800가구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하지만 정작 수요자들이 들어갈 집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9월에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9월 이후 서울 전체 입주물량은 1만2000가구로 이 가운데 강남권은 1500가구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정부가 추진 중인 보금자리주택 사업마저 본래 목표공급 물량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주택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전세자금은 있지만...

 

주택 부족과 재개발 이주 수요, 가을 이사철까지 다가오면서 당분간 전세금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세가율이 높다고 무턱대고 ‘내집 마련’을 위해 주택을 매입하는 것은 큰 위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매매자 입장에서 전세가 비율이 높지만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경우 처분을 꺼려할 수도 있다. 전세난을 앞두고 집주인들이 집을 팔기보다는 전세나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곧 가시적인 주택 부족 현상과 함께 매매 심리 침체로 인한 주택 시장 수요에 반작용 역할을 해 전셋값 상승에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집값 상승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은 섣부른 ‘내집 마련’을 위한 투자에 부동산 전문가들이 경고성 조언을 아까지 않는 이유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전세가 비율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중소형 주택 물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며 “다시 전세를 구하느니 차라리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집을 사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여유자금이 충분하지 않는 수요자들에게는 상당히 큰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계속 올라 서민들의 이자부담 고통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양도성 예금증서(CD)에 연동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57%, 우리은행은 6.08%다. 우리은행의 경우 5개월 만에 0.78%포인트나 올랐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는 “여유자금 없는 세입자들이 대부분 은행 대출을 끼고 집을 사게 되는데 나중에 이자부담에 의해 집을 되파는 악순환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집을 사야할 필요성이 없는 수요자라면 충분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관망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윤 hoyoo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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