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석민 기자] 전세가격이 터지기 시작했다.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값이 매매값 50% 선을 넘어서고 있다.
23일 부동산리서치전문업체인 리얼투데이는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히고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1%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침체에 따라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원하는 가구가 절대적으로 늘어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는 "250가구 정도의 아파트 단지에 전세 물건이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며 "매매 물건은 있지만 전세 물건이 없어 소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결혼예비자들이 원하는 소형 아파트는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전세난은 더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근의 B공인중개사는 "이 지역 아파트의 경우 8년 전인 2003년 경 109㎡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2억원선이었는데, 지금은 전세금이 2억원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 전세가는 올 상반기(1~7월) 7.8% 오른 반면 매매가 상승률은 0.6%에 그치고 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은 2006년 5월(50.1%) 이후 꾸준히 내려가 2009년 1월 39.8%로 저점을 찍었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2년만에 10% 포인트 이상 올랐다.
지역별 전세가율은 경기도 52.1%, 인천 48.4%, 서울 48% 순으로 조사됐다.
평균 전세가격이 2억9076만원인 한강 이남 11개구(강남ㆍ강동ㆍ강서ㆍ관악ㆍ구로ㆍ금천ㆍ동작ㆍ서초ㆍ송파ㆍ양천ㆍ영등포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46%로 2003년 9월 이후 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강 이북 전세가율은 50.4%로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58.7%를 기록한 가운데 광주광역시의 전세가율이 74.1%로 매매가와 전세가격간 차이가 가장 적었고 경북(71.7%)과 울산(71.1%), 전북(70.4%) 등도 전세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민 grams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