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성이호 기자]루이비통과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 해외 유명 명품업체들이 고배당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부금은 배당금의 1%에도 못 미쳐 사회 환원에는 인색했다.
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해외 명품업체들이 전액 출자해 국내에 설립한 자회사 중 매출 상위 15개사의 최근 5년간 배당내역을 조사한 결과, 200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은 3533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해외 명품업체의 국내 자회사가 남긴 순이익은 7376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47.9%를 대주주인 본사가 배당금으로 챙겼다.
해외 명품업체들은 또, 고액 배당으로 5년 동안 출자금의 평균 5.2배를 회수했다. 일부 업체는 설립된 지 10년 만에 수천배에 달하는 투자이익을 거두기까지 했다.
실례로 고가 화장품인 시슬리를 수입 판매하는 시슬리코리아는 지난 5년간 순이익 430억원 거둬 86.4%인 371억원을 대주주인 CFEB시슬리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벤츠의 국내 판매법인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5년간 순이익 742억원을 거둬 86.3%인 640억원을 대주주인 다이물러와 스타오토홀딩스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외제차 붐을 타고 흑자로 돌아선 2005년 99억원의 순이익 가운데 92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등 매년 순이익의 80% 이상을 본사에 배당했다.
국내 외제차시장 점유율 2위인 BMW코리아 역시 지난 5년간 올린 순이익 1170억원의 60%인 702억원을 대주주인 BMW홀딩스에 배당했다. 또 루이비통코리아는 5년간 순이익 1332억원 중 37.5%인 500억원을 프랑스 본사인 루이비통말레티에에 배당했다.
고가 의류와 패션상품을 수입 판매하는 페라가모코리아는 순이익 535억원의 57.5%인 308억원을 본사인 페라가모SPA에 배당했고, 버버리코리아도 순이익 1140억원의 45.6%인 520억원을 영국 본사인 버버리인터내셔널홀딩스에 배당했다. 프라다코리아는 5년간 순이익 617억원 중 24.3%인 150억원을 지난해에 배당했다.
이밖에 구찌그룹코리아가 순이익의 17.5%인 100억원, 한국로렉스가 순이익의 43.4%인 92억원을 지난 5년간 본사에 배당했다.
한편 해외 명품업체들이 고배당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 기부금은 배당금의 1%에도 못미쳐 국내 이익 환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5개사 중 BMW코리아가 대주주 배당금의 2.1%인 15억원을 기부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1억원 안팎의 수준이거나 기부금을 낸 적이 없는 곳도 2개사나 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5년간 대주주 배당금의 0.3%인 1억7000만원을 기부했고, 루이비통코리아와 버버리코리아도 대주주 배당금의 0.2%와 0.4%를 기부해 생색내기에 그쳤다.
특히 매출과 순이익이 급성장한 프라다코리아는 2005년에 76만원을 기부한 게 전부였고, 고가 화장품 수입업체인 불가리코리아와 고가 시계 등을 수입 판매하는 스와치그룹코리아는 기부금 실적이 한 푼도 없었다.
성이호 sung2h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