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견재수 기자] 부실 저축은행들의 잇따른 영업정지와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주가폭락으로 인해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속적인 시장 위기에도 좀처럼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던 강남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값이 최근 조금씩 붕괴되고 있는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안에 회복되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대출을 끼고 무리하게 아파트를 구입한 집주인들은 금융시장의 악재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을 보이자 아파트 가격을 낮춰 급매물로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던 서울 강남의 개포 주공아파트는 2009년 최고가격과 비교해 최고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초 13억원에 나온 매출이 현재는 10억원 이하로 떨어졌는데, 앞으로도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제로 13억 8천만원까지 가던 56㎡규모의 아파트가 지난달에는 10억 1천 500만원까지 떨어졌고 일주일 전에는 9억 6천만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부 집주인들이 아파트 가격의 상승시기를 저울질 했지만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과 갈수록 하락하는 시세에 대한 우려로 더이상 버티지 못해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른 강남권 단지들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지난 5월 11억8천만원에 팔렸던 잠실 5단지 110㎡는 최근 10억4천500만원까지, 12억3천만원에 거래됐던 116㎡는 10억8천만원까지 각각 하락했다.
부동산 114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전국 0.17%, 서울 0.23% 수준으로 하락해 어두운 시장 분위기를 반영했다.
향후 시장에 대한 반응도 부정적이다. 최근 증시의 폭락과 유럽발 금융위기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임대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보이던 투자자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 돼 4분기에도 시장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견재수 kyuncruis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