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증권사 한 곳에서 4건의 자살(?)
최근 2년간 증권사 한 곳에서 4건의 자살(?)
  • 성이호
  • 승인 201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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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다”

 

[이지경제=성이호 기자]8월부터 시작된 증시 침체와 맞물려 증권가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S’증권사 직원이 자살했다는 루머가 퍼졌는데, 이에 따라 같은 이니셜을 갖는 증권사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증권가를 감도는 풍문의 확산 원인은 최근 2년간 4건의 자살 사고가 발생한 증권사가 한 곳이라는 소식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첫 영문 이니셜이 ‘S’로 시작된다는 얘기까지 덧붙여짐에 따라 같은 이니셜로 시작되는 증권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의 경우에는 지난해 발생한 직원 자살 사건과 맞물려, 범인(?)으로 몰리기까지 했다. 해당 증권사의 사망 직원은 고객과 마찰이 있던 상태에서 내부 감사를 통해 문제가 발견될까봐 고민을 하는 와중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전해졌다.

 

다른 ‘S’ 이니셜을 가진 증권사도 8월 증시 침체가 시작되기 전 직원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점 때문에 소문의 증권사로 지목됐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침체와 관련된 자살이 아니고 개인적 문제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안다”면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최근 증시 낙폭이 컸던 두 달 사이에 불미스러운 사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최근 2년 사이 사고가 추가 발생했는지는 파악된 바 없고 최근 자살 사고가 빈번한 증권가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루머에 대해 4건의 자살 사고가 증권사 한 곳이 아닌 다수에서 발생했는데, 관련 소식이 증권가에 퍼지는 동안 부풀려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렇게 소문이 와전된 이유는 최근 두 달 사이 증권가의 자살 사고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에는 ‘K’증권사 대구 지점 직원 한 명이 자신의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데 이어, 이달 21일에는 ‘D’ 증권사 직원이 화장실에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K’ 증권사 자살의 경우에는 고객의 돈으로 옵션거래를 하다가 증시 하락에 따라 거액의 투자 손실을 본 게 원인으로 알려졌다.

 

‘D’증권사 직원의 자살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인데, 주변에서 숨진 직원이 주식 투자에 대한 고민을 지인들에게 털어놨다는 얘기가 있어 사망원인으로 투자손실이 추정되고 있다.

 

한편, 각 증권사들이 직원 자살 사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이 증폭되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일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주식 침체가 반복되면서 다수의 증권사가 직원 자살이라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실제, 1997년 IMF 금융위기와 2008년 리먼사태 등을 보더라도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자살은 끊이지 않았다. 2008년에는 한 자산운용사의 회장이 호텔에서 사망한 사건까지 발생했고 주가연계투자상품을 취급하던 보험사 임원도 증시 폭락으로 생명을 버린 사건이 있었다. 결국, 자살이란 불미스런 일과 연루되지 않은 금융투자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들의 죽음이 더욱 애처로운 이유는 자살의 근본적 원인이 투자손실보다 자신을 믿고 맡긴 투자자들의 신뢰를 져버렸다는 데에 있다. 거액의 자금을 운용함에 있어 막중한 책임감이 항상 따라다닌다는 점에서 이들이 겪는 스트레스 정도는 그 어느 직업보다도 높다. 대다수 자살을 선택한 직원들이 휴대폰 문자나 쪽지를 통해 고객에 대한 미안함을 남겼다는 사실에서 고인이 된 이들의 고민이 어떠했는지 약간이나마 짐작이 가능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의 지인으로부터 얘기를 들어보면 마음이 여리고 책임감이 무척 강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업무 강도를 볼 때 회사 내부적으로 직원상담이 계속 이뤄져야 하지만 상담 결과나 상담 사실 자체가 공공연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직원들 사이에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어느 조직이나 구조조정에 따른 직원들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는 특히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최근과 같은 경기둔화 시기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고 전했다.


성이호 sung2ho@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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