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화물기 조종사 시신 발견…추락 막기 위해 ‘필사의 노력’
아시아나화물기 조종사 시신 발견…추락 막기 위해 ‘필사의 노력’
  • 김영덕
  • 승인 2011.10.3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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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도 풀지 못한 채 발견…블랙박스 끝내 찾지 못해 ‘상당 기간 걸릴 듯’

[이지경제=김영덕 기자]지난 7월말 제주 인근 바다에 추락한 아시아나화물기의 기장과 부기장 시신이 3개월여 만에 발견됐다.

 

30일 국토해양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고용한 민간 구난업체 KT서브마린이 전날 인양한 사고기 조종석 부분 동체를 수색한 결과, 기장 최상기(52)씨와 부기장 이정웅(43)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안전벨트도 풀지 못한 조종사들..항공기 추락 막기 위해 ‘안간힘’

 

특히 기장과 부기장이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고 당시 두 사람이 안전벨트도 풀지 못한 채 추락한 것으로 드러나 당시 급박한 상황이었음을 암시했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시신이 조종석에서 그대로 보존된 채 발견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추락한 지 3개월이나 지나 발견된 시신들이 조종석에 안전벨트를 맨 채 함께 발견된 것을 보면 이들이 마지막까지 필사적으로 추락을 막으려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

 

이에 한 전문가는 “이는 사고기가 조종간이 있는 기체의 앞부분이 아니라 기체의 바닥면이나 뒷면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숨진 조종사들이 추락을 막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사고 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토해양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기장과 부기장의 시신과 함께 블랙박스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인양 작업을 펼쳐 왔다.

 

이와 관련, 30일 제주해양경찰서와 사고조사위에 따르면 그동안 수색 작업은 음파탐지기에만 의존해 블랙박스를 찾는 대신 무인 원격조정 심해잠수정을 갖춘 조사선을 투입하는 쪽으로 바뀌어 진행했다고 밝혔다.

 

블랙박스를 아직까지 찾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항공기 블랙박스는 통상 사고 뒤 30일 지나면 음파신호가 멈추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또한 수색 범위가 952㎢로 넓고 해저 펄로 인해 수질의 탁도가 심해 작업에 진전을 보지 못했으며, 태풍 등 잦은 기상 변화도 장애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8월에는 블랙박스 장착 가능성이 높은 기체의 꼬리 부분을 발견했으나 막상 동체를 건져 올리자 블랙박스가 붙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조종사들의 시신은 기체 앞부분인 조종석에서 발견됐지만 블랙박스는 기체 뒷부분에 장착돼 찾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앞서 사고조사위는 해군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 잠수사와 잠수사 이송 장치를 갖춘 해군 청해진함까지 동원해 수색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9월 이후에는 쌍끌이 어선 등을 투입해 그물로 바닥을 긁어내는 방법을 주로 활용했다. 이런 가운데 민간 해저 구조물 인양 업체인 KT서브마린이 주도하면서 조종사들을 발견했지만 블랙박스는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블랙박스는 길이 50㎝, 너비 20㎝ 크기로 비행기가 이륙해 추락할 때까지 나눈 조종사들의 대화록(CVR)과 기체 운항기록(FDR)이 2개의 장치에 나뉘어 담겨 있다.

 

특히 사고 발생 시 충격으로 디텍터(탐지기)가 아예 떨어져 나갔거나 파손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나아가 블랙박스가 동체에서 멀리 떨어져 나갔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블랙박스가 일부 파손돼 음파를 내지 못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바닷속 모래나 갯벌 등에 깊이 잠겨 있을 것으로 보고 사고 지점부터 저인망식으로 수색 범위를 넓혀왔지만 아직까지만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2009년 브라질 인근 해상에 추락한 에어프랑스의 블랙박스는 사고 2년여가 지난 후에 인양되는 사례가 있어 블랙박스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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