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미지 개선 좀 합시다”
“우리 이미지 개선 좀 합시다”
  • 유병철
  • 승인 2010.07.3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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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뒷담화> 탤런트 김혜선, 전 소속사 대표에 폭행당한 사실 알려진 후…

MBC 드라마 <동이>에서 조용한 카리스마로 인기몰이 중인 탤런트 김혜선이 전 소속사 대표에게 폭행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김혜선은 지난해 전 소속사에 제기한 전속계약 해지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혜선이 전 소속사 대표로부터 폭행을 당해 상해를 입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연예계는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니지먼트 사업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빠졌다.

 

지난 7월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4부는 “김혜선에게 소속사가 출연료를 제때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전속계약금을 물어줄 필요가 없다”며 “소속사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소속사 대표이사인 K씨가 지난해 김혜선을 때려 상해를 입히는 등 신뢰관계를 훼손했다”며 “이에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김혜선은 지난해 3월 A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속사가 SBS 드라마 <조강지처클럽> 등 방송 출연료 미지급분, 폭행에 따른 위자료 등으로 전속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 소속사 거황미디어 측은 “이번 분쟁이 전적으로 소속사의 폭행으로만 비쳐져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속사 측은 “김혜선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2007년 이후, 김씨는 남편의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렸고 이를 제때 갚지 못해 채무자들의 상환 독촉에 시달렸다”면서 “심지어 일부 채무자들이 방송국에도 찾아와 방송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였으며, 이에 소속사는 김씨의 원만한 방송활동을 위해 수억여 원에 이르는 거액을 빌려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소속사 측은 이어 “김혜선은 현재까지도 이 채무를 갚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투자를 미끼로 소속사 대표와 그 가족에게 더욱 많은 돈을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소속사 측은 또 “이처럼 복잡한 채무관계 때문에 김씨와 소속사 대표 사이에 다툼이 생겼고, 심지어 김씨가 소속사에게 알리지 않고 무단으로 방송 출연 계약을 진행하는 정황까지 포착됐다”면서 “결국 이 같은 앙금 속에 지난해 3월경 술자리에서 화해를 제의하던 중 감정이 북받쳐 멱살잡이에 이른 것을 김씨가 폭행으로 고소하기에 이른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전 소속사와 김혜선의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전 소속사가 김혜선을 사기 혐의로 고소, 또 다른 법정 시비를 예고하고 있다.

 

소속사 측은 “김혜선은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분쟁 외에도 소속사 대표에 대한 사기 혐의로도 고소된 상태다”면서 “김씨에 대한 고소장은 경기도 용인경찰서에 올 6월말 경 접수돼 조만간 경찰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소속사 측은 이어 “김혜선이 지난해 소속사 대표인 K씨에게 모회사의 입점할 화장품 가게에 대한 투자 미끼로 6000만원을 가져갔다”면서 “K씨의 아내와 시어머니 등 가족에게도 7000여 만원을 빌려 총 1억3000만원의 거액을 투자를 미끼로 가져가 현재까지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속사 측은 또 “배우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원만히 합의하려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법정에서 진실을 밝힐 것이다”고 전했다.

 

연예계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조금이나마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매니지먼트 사업에 대한 인식이 또 다시 안 좋아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에 빠졌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니지먼트 사업에 대해 이미지가 안 좋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매니지먼트 사업이 대형화되면서 많이 깨끗해졌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다시 이미지가 안 좋아질까 걱정이다”고 전했다.

 

여성 가수 A는 연예기획사 관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결국 ‘노예 계약’에 서명해야 했다. 연예기획사인 B사는 단역 배우를 공급해주는 기획사와 짜고 엑스트라 등 보조연기자들의 식비, 교통비 등을 부풀려 돈을 가로챘다. 신인이거나 경제사정이 어려운 연예인에게는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밤무대에 출연하도록 강요했다.

 

일부 연예인과 연예기획사의 추한 관계는 지금까지는 대체로 이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한류 열풍으로 스타급 연기자들의 위상이 높아져 캐스팅과 전속계약 등을 할 때 연예기획사가 연기자들을 장악할 수 없게 되자, 수법은 점점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다.

 

심지어 조직폭력단과 결탁한 세력이 매니저 등의 이름을 달고 연예기획사에 침투했다. 이들은 조폭의 위세를 내세워 연예인의 약점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연예인들을 위협하고 있다.

 

물론 폭력조직이 연예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나이트클럽 등 주로 밤무대를 중심으로 연예계에 손을 뻗쳤다. 영화계에서도 예전에는 ‘주먹’을 쓰는 이들이 주로 배우 스케줄을 관리하는 제작부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폭력조직은 2000년대 초반부터 연예사업 전반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주먹구구식 매니지먼트에서 벗어나 서서히 체계를 갖추면서 기업화한 것이다.

 

특히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연예기획사의 몸집이 커졌고, 투자 과정에서 폭력조직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폭력조직은 왜 연예사업으로 진출하는 것일까.

 

검찰 관계자는 “연예사업은 아직도 주먹구구식으로 경영이 이뤄지고, 불투명한 거래 관행이 통용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박이나 사채업으로 자금을 모은 조폭의 연예계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의 K파, B파, D파 등이 직접 기획사를 설립해 연예계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조폭이 국내 유명 영화에 투자해 수익을 배분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연예계와 조폭의 연결고리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연예 관계자들은 가장 먼저 유흥업소와 폭력조직의 고질적인 유착관계부터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기획사와 투자, 제작사 등 연예산업 주체들도 자금운용을 한층 투명하게 하는 등 조폭이 끼어들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피해자들이 공포에 떨며 쉬쉬하고 넘어간 협박, 폭행 사건이 많다”면서 “다른 피해 사례도 철저히 수사해 조직폭력배가 연예계에 아예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단속,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연예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병철 yb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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