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전자제품 업체인 LG전자가 법인카드 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난 것으로 알려져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LG전자의 김모(34)대리가 회사 법인카드 사용 한도액을 임의적으로 높인 뒤 4억7000여만원을 빼돌려 도박에 탕진한(업무상 배임)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김 대리는 자신의 직속상관인 C상무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전자결제시스템에 접속해 자신에게 지급된 법인카드 한도액을 500만원에서 최대 3억원까지 높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높아진 법인카드 한도액을 이용해 김 대리는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뒤 이를 다시 팔아 현금으로 바꾸는 ‘상품권깡’을 통해 회사돈을 빼돌렸다.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약 4개월여 간 4억7000여만원을 횡령한 김 대리는 강원랜드에서 돈을 모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LG전자의 법인카드 관리 체계에 구멍이 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김 대리의 법인카드 한도액이 2억9000여만원 가량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은 4개월간 이 사실은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김 대리가 자신의 직속상관인 C상무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을 이용해 자신의 의지대로 결제한 뒤에 법인카드의 한도를 조작했기때문이다.
김 대리는 도박으로 돈을 모두 탕진해 빼돌린 돈 중 2억4000만원을 채워 넣는 데 실패했고 이 돈이 들어오지 않자 LG전자의 금융팀장은 그제서야 의문을 품고 C상무에게 연락하면서 범행이 탄로났다.
한편, 김 대리는 경찰조사에서 “도박에 빠져 법인카드까지 손대게 됐다”며 “어떻게 잘 메워보려고 했는데 계속 손실이 나서 어쩔 수 없다”고 진술했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c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