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3일 7월말 현재 국내 외환보유액이 3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인 2859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6월과 비교하면 117억4000만달러 늘어난 것이다. 월별 증가액은 지난해 5월 142억9000만달러 이후 1년2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월별 증가액은 지난해 5월과 2004년 11월(142억100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외환보유액 최고 기록이던 지난 4월 말 2788억7000만달러를 3개월 만에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기존 보유액의 운용 수익이 계속 커지는데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상황이 엇갈리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은 국제국 문한근 차장은 “우리나라가 가진 유로화 및 파운드화 표시 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매우 큰 폭으로 늘어 외환보유액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대규모 무역 흑자로 달러화가 대거 유입되면서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방어하려는 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도 한 요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월별 기준으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56억7400만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달러화 유입이 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6월 말 달러당 1222.2원에서 지난달 말 1182.7원으로 하락했다.
문 차장은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게 정부와 한은의 방침”이라고 답했다.
구성 자산별로는 국채, 정부기관채, 금융채 등 유가증권이 79억1000만달러 늘어난 2450억3000만달러였고 예치금은 36억9000만달러 늘어난 363억9000만달러였다.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회원국의 수시 인출권)과 SDR(IMF에서 담보 없이 찾을 수 있는 권리)도 3천만달러와 1억1천만달러씩 증가했다.
한편,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인도에 이어 세계 6위를 유지했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c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