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 PF사업,120조 빚잔치 부메랑
맹목적 PF사업,120조 빚잔치 부메랑
  • 김영덕
  • 승인 2010.08.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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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기 침체‥ PF사업 줄줄이 '휘청'‥‘빚잔치 불 보듯 뻔해’

 

지금의 일본을 장기침체로 이끌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폐해가 우리나라에도 미치고 있다.

 

최근 들어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자 초대형 개발사업을 이끌던 PF사업이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는 것. 단군 이래 최대 사업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양재동 판교 알파돔 시티 등 굵직한 PF 사업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2조원대 규모의 양재동 복합터미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9일 파산신청까지 이르렀다.

 

PF사업 전체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은 2008년 9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자금조달 창구가 막혀버렸고, 부동산이면 다 돈이 되는 줄 아는 맹목적 투자 때문이다.

 

1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공모형 PF사업은 총 50여 건으로 전체 사업규모가 1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10여 곳은 이미 사업이 중단 또는 취소됐고, 나머지 대부분도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성 떨어지자 자금줄 막혀

 

특히 31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지난 6일 일부 출자사의 중재안을 건설 컨소시엄이 거부하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자 자금조달 창구가 막히면서 부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용산 사업의 경우 건설 컨소시엄 17개사를 비롯해 총 30개의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지만, 금융기관과 건설사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까지 속출하면서 부동산 장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금융기관은 건설사들이 어떠한 조건에서도 책임준공을 하고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며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건설사들은 자금조달의 책임을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공사를 거부하고 있다.

 

‘알파돔시티’, 5조원대 사업‥ 중도금 미납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공제회, 롯데건설 등 16개 컨소시엄과 민관합동 공모형 PF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특별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추진 중단 위기에 빠졌다.

 

알파돔시티는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용지 14만2천150㎡ 부지에 주거, 상업, 업무시설이 혼합된 복합단지를 짓는 것으로, 총 사업비가 5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판교신도시의 유명세를 타고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했던 이 사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의 지급보증 거부로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지며 2조5천580억원의 땅값 가운데 중도금 전액을 미납한 상태라는 것.

 

이런 가운데 LH는 중도금 납부 유예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중도금이 입금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업 중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양재동화물터미널사업 채권단, 시행사 파산신청 ‘막장’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을 워크아웃으로 몰고 간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개발사업의 시행사가 결국 파산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따라 이 개발사업은 법원의 관리하에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라는 것.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6일 ‘양재 파이시티 개발사업’의 공동 시행사인 파이시티와 파이랜드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파이시티 개발사업은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백화점과 오피스ㆍ할인점ㆍ쇼핑몰 등을 갖춘 연면적 75만8606㎡의 복합유통시설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였지만 결국 파산한 경우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닥쳐왔고, 이에 따라 앞서 채권단은 지난해 3월이었던 대출금 만기를 두 차례 연장해줬다. 하지만 올해 4월과 6월 대우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차례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사업은 중단됐고, 오는 12일 8720억원의 대출금에 대한 세 번째 만기가 돌아오기 직전, 결국 채권단이 파산을 신청한 것이다.

 

현재 채권단은 하나UBS자산운용 부동산펀드 3900억원, 우리은행 1880억원, 교원공제회 등 300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 펀드에는 개인투자자들도 포함돼 있어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이밖에 옛 인천대 주변 재개발 사업인 도화지구 PF사업과 경기도 일산 한류우드2구역 PF 사업, 인천 송도 인천타워 사업, 광교비즈니스파크 조성 사업 등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대출을 일으키기 위해 관행처럼 해온 지급보증을 꺼리면서 PF사업 대부분이 휘청거리고 있다"며 "황금알을 낳던 거위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 부동산 전문가는 “건설사의 경우 초대형 프로젝트는 자칫 잘못 발을 담갔다가는 회사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게 됐다”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어느 회사도 사업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사업의 폐해는 결국 은행과 개인투자자들이 떠 앉게 되고 빚은 눈 더미처럼 늘어난 것이고 이 파장은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각종 PF 사업들은 좌초될 것”이라면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현실화 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의 큰 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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