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행·카드사들의 안일한 대응에 고객들만 '골탕'
금감원·은행·카드사들의 안일한 대응에 고객들만 '골탕'
  • 이지하
  • 승인 2012.03.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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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틱카드 사용제한 조치혼란,불편만 남겨…결국 6월로 연기



[이지경제=이지하 기자] 충분한 홍보와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강행된 마그네틱카드 사용 제한 조치가 카드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로 결국 연기됐다.

 

금융당국은 물론 은행·카드사의 사전 홍보 및 준비 부족 등으로 마그네틱카드 사용 제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고객들이 기존 카드로 돈을 인출하거나 IC 카드 교체를 위해 은행 창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큰 혼란과 불편을 겪으면서, 신중하고 정교한 준비과정이 결여된 금융당국의 정책 추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감원, 마그네틱카드 사용 5월까지 유예

 

금융감독원은 마그네틱 방식의 카드 사용자에 대한 은행 자동화기기(CDㆍATM) 사용제한 조치를 6월1일로 연기한다고 4일 밝혔다.

 

상대적으로 복제가 어려운 IC 카드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오전 10시~오후 3시 은행 자동화기기에서 마그네틱카드의 현금인출을 제한했으나, 미쳐 내용을 알지 못한 고객들의 혼란이 거듭되자 이를 5월까지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2010년부터 금융회사에게 고객의 IC카드 전환을 홍보하도록 지도했으나 적극적인 홍보 부족으로 카드교체 신청이 일시에 집중되면서 고객불만이 제기되고 있어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5일부터 오는 5월31일까지는 마그네틱카드를 이용한 현금인출을 제한 없이 허용한다.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까지 마그네틱카드를 이용한 현금인출 및 이체를 제한하고, 9월3일부터는 사용을 전면 차단할 예정이다.

 

마그네틱카드 이용을 제한한 지난 2일에는 시중 12개 은행에서 평소 4만1000장 가량 발급되던 IC카드가 4배나 많은 16만4000장이 발급되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은 탓에 상당수 고객들이 마그네틱카드 사용제한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영업점과 ATM 앞에 카드 교체를 알리는 안내문구 하나 붙이지 않은 곳이 많았다.

 

특히 비씨카드가 신용카드에 들어갈 IC칩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은행에서는 카드발급에 일반적인 신용카드 발급 기간(약 7~10일)보다 훨씬 긴 약 15일 정도가 걸린다고 안내했고, 고객들은 "IC카드를 새로 발급받을 때까지 계속 이러한 불편을 참고 견디라는 말이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BC카드 측은 11개 은행별로 카드 디자인이 달라 예상 시점보다 IC카드 입고가 늦어진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IC칩 제조업체의 생산 능력이나 공급 스케줄을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2004년부터 교체 작업을 추진해 왔다는 금감원의 설명을 무색케 하는 결과다.

 

고객 '불편'으로 홍보비 절약한 금감원ㆍ금융사

 

문제는 이러한 금융당국의 안일한 정책 추진과 관련 금융회사들의 부실대응으로 인해 애꿎은 카드 이용자들만 큰 불편을 겪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시민들의 불편을 통해 변경된 제도를 안착시키려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마그네틱카드의 이용 제한시간을 은행의 영업시간에 맞춘 것도 결국 고객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게 되면 바로 은행에서 IC카드로 교체할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향후 관련 협회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홍보 및 IC카드 전환실적을 특별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특히 마그네틱카드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IC카드로 전환할 수 있도록 5월까지 우편물과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홍보하는 한편, 개별 은행과 카드사의 홍보 강화와 함께 협회를 통한 언론매체 광고를 병행 추진하겠다고 뜻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IC카드 전환'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만큼, 결국 고객들의 혼란과 불편으로 금감원과 금융회사의 홍보비만 절약됐다는 지적이다. 


이지하 happyj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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