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무분별한 카드 남발…제2의 '카드 대란' 우려
카드사, 무분별한 카드 남발…제2의 '카드 대란' 우려
  • 이지하
  • 승인 2012.03.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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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 발급 카드 8700개로 최다, 이용실적 거의 없어 관리비만 낭비



[이지경제=이지하 기자]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무분별한 카드 남발로 시장에 뿌려진 신용카드 종류만 1만개를 넘어섰지만, 이 가운데 70% 정도는 이용 실적이 거의 없어 막대한 관리비용만 축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7개 대형카드사가 발급해 운영 중인 카드는 1만557개에 달한다. 비씨카드가 8700개로 가장 많고, KB국민카드 365개, 신한카드 360개, 롯데카드 289개, 삼성카드 220개, 하나SK카드 197개, 현대카드 123개다.

 

이 가운데 10만장 이상이 발매된 '히트작'은 비씨카드가 20여개고, 나머지 카드사는 10개 안팎씩으로 전체 카드 종류의 0.8% 수준에 그쳤다.

 

특히 고객이 꾸준히 이용해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카드 종류는 3000여개에 불과하다. 이용 실적이 거의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나머지 7000여개의 카드는 발급과 관리에만 연간 2000억~3000억원 가량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카드사들이 회원을 경쟁적으로 더 유치하기 위해 부가서비스별로 특화된 여러 종류의 카드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고객이 주유, 통신, 극장 등 다양한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려면 많은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결과 한 사람이 특정 카드사의 카드만 4~5장 가진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신용카드 이용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고 현금서비스 등 신용대출이 자유로울 때는 카드사가 많은 종류의 카드를 팔수록 유리했다. 하지만 최근 수수료율이 1%대 중후반으로 낮아지고 신용카드 대출 규제 역시 엄격해지면서 무작위로 발급된 카드들이 지금은 오히려 경영에 부담되고 있다는 실정이다.

 

여신협회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이 카드 종류를 대거 축소하는 작업에 돌입했다"며 "올해 안에 1만여개에 달하는 카드를 5000개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은 540조원을 돌파하며 2002년 카드대란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은 540조7940억원으로 전년보다 47조580억원(9.5%) 늘었다. 카드대란 당시인 2002년 619조1580억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카드 사용액은 개인과 법인의 신용판매액과 현금서비스를 더한 액수를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간 과열경쟁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다시 급증하고 있고, 특히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카드가 남발되면서 '제2의 카드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올해 성장둔화로 많은 수의 일자리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이 늘어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지하 happyj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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