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지하 기자]윤용로 행장의 우호인사 '밥그릇 챙기기'
[기자수첩=이지하 기자]윤용로 행장의 우호인사 '밥그릇 챙기기'
  • 이지하
  • 승인 2012.03.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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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를 지인 실업구제자리로 여기는 정실인사에 임직원들 실망

천신만고 끝에 하나금융 품에 안긴 외환은행이 첫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투명경영의 마지막 배수진이 돼야 할 사외이사직이 경영진의 우호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세간의 시선이 기대감에서 불신과 실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행장을 역임한 윤용로 행장이 사외이사를 친지들의 밥그릇을 챙겨주는 자리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니 그의 리더십이 큰 상처를 받게됐다.

 

외환은행은 지난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7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 가운데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와 외환은행 노조의 '부적합 판정'을 받은 김주성·천진석·방영민 이사도 포함됐다.

 

김주성 이사는 1998년 옛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거쳐 2002년 서울은행과 합병한 하나은행의 사외이사를 지냈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천진석 이사는 하나대투증권과 충청하나은행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방영민 이사는 2004년까지 재경부에서 근무하고 2007년까지는 금감원 감사와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금감위에서 일한 윤용로 현 외환은행장과 상당기간 같이 근무했다. 

 

이처럼 외환은행 사외이사에 하나금융지주 및 계열사 임원과 윤 행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자리를 꿰차면서 선임 과정을 지켜본 금융권 안팎에서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쇄신'에 대한 기대는 이미 물 건너 갔다는 쓴소리와 함께 윤 행장이 사외이사를 '거수기'를 넘어 친지들의 '실업구제자리'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 마저 들려온다.

 

사외이사제도는 대주주나 경영진들과 개인적 친분은 물론 이해관계로 얽히지 않은 독립된 위치에 있는 인물을 기용해 이들의 독단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외환은행은 이를 보기 좋게 무시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투명경영을 통한 외환은행 명가재건이라는 숙명을 안고 새 사령탑에 오른 윤 행장에 대한 시선도 싸늘해지고 있다. 

 

이번 인선의 중심에 있었던 윤 행장이 최근 사외이사제도에 대한 투명성과 독립성을 지적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거센 상황에서도 비난여론이 불 보듯 뻔한 선택을 밀어붙이면서 투명경영의 의지에 물음표를 남겼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윤 행장은 이번 인선을 통해 향후 경영행보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귀찮기만 한 투명경영에 대한 지적보다는 눈 앞의 이익에 눈을 돌린 결과다. 역시 돈을 만지는 금융의 달인들은 셈법이 빨라도 정말 빠르다.


이지하 happyj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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