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부가서비스 축소' 꼼수…"고객주머니 털어 손실 메꾸는 격"
카드사 '부가서비스 축소' 꼼수…"고객주머니 털어 손실 메꾸는 격"
  • 이지하
  • 승인 2012.05.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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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카드사들 부가서비스 변경사항 300건 중 축소가 193건(64.3%) 달해



[이지경제=이지하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 감소가 우려된다며 일제히 부가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다. 결국 가맹점에서 본 피해를 신용카드 고객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2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1월1일~4월30일)까지 전업카드사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1015건의 공지사항 중 부가서비스 변경과 관련된 사항은 총 300건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서비스가 축소된 것은 193건으로 64.3%에 달했으며, 부가서비스가 확대된 경우는 57건(19%)에 불과했다.

 



놀이공원 입장료 할인 등 각종 할인서비스를 축소한 경우가 6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포인트적립율을 낮추는 등 적립서비스를 축소한 경우가 59건으로 뒤를 이었다. 카드업체별로는 신한카드가 46건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카드(41건), 현대카드(35건) 등의 순이었다. 

 

이에 대해 경실련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부가서비스 축소 근거로 가맹점 수수료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들고 있지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액의 증가로 가맹점수수료 수입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축소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업카드사들은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로 인해 가맹점수수료 수입이 2009년 9.76%, 2010년 17.38%, 2011년 19.10%로 증가하는 등 2008년 5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5000억원까지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한국은행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마케팅비용 증가를 이유로 부가서비스 지출 증가율을 2010년 36%에서 지난해 9%로 크게 줄였다.

 

그러나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카드모집비용은 2010년 37%, 2011년 46% 늘어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들의 자구노력이 매우 부족했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카드사가 가맹점과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해 고수익을 보장받는 구조인 현행 신용카드 시장내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의 경쟁구도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가맹점 공동이용망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시급히 적용할 수 있는 대책"이라며 "무엇보다 고객-카드발급사-전표매입사-가맹점 4당사자 체계 등 신용카드 시장의 구조개혁을 위한 연구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손실보전' 명분을 내세우며 일방적으로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혜택기준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고객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데다 카드업계의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대형카드사 이용자는 "지난해부터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손실을 고객에게 떠넘기지 말고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만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카드사 이용자는 "매년 사상 최대 이익을 챙기는 카드사들이 손실 보전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한다는 소식을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피해를 메꾸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고객들의 서비스 혜택 축소를 선택해 선의의 우량 고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하 happyj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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