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발 태풍 ‘보이스톡’에 이통사도 휘청
카카오톡 발 태풍 ‘보이스톡’에 이통사도 휘청
  • 이어진
  • 승인 2012.06.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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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2년 만에 태풍으로…막강한 카카오톡 파워


[이지경제=이어진 기자]카카오톡 발 태풍이 국내에 몰아치고 있다. 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인 보이스톡 이야기다.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는 카카오톡 발 태풍에 백기 투항한 모습이다. 사용자들은 ‘무료 통화’로 인식되고 있는 보이스톡에 열광하고 있다. 매번 카카오측이 말하는 ‘중소기업’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다. 겨우 서비스 2년 만에 일으킨 여파치곤 대단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 보이스톡 전면 허용

LG유플러스는 7일 mVoIP에 대한 제한을 풀기로 했다. 5일 SK텔레콤이 mVoIP에 대한 명확한 정책수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요금인상 등의 시장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7일 LG유플러스 이상민 홍보담당 상무는 “7일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이 주재하는 긴급 관계자회의를 열고 mVoIP 제한을 풀기로 결정했다”며 “가입자들은 LG유플러스의 어떠한 요금제에서도 mVoIP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이어" 긴급회의에서 '왜 LG유플러스는 mVOIP를 막고 있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우리는 3위 사업자인데 이통사 중 처음으로 LTE 전국망을 깔았고 4G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어서 이러한 선택을 한다는 게 맞다고 보고 이 부회장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돌출 행동은 국내에 수많은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항의를 견딜 수 없었던 것이라는 게 업계의 1차적인 분석이다. 

우선 LG유플러스는 mVoIP를 원칙적으로는 허용하지 않고 있던 상황. 5일부터 시작된 카카오톡의 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의 시범 서비스 개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백기 투항했다는 것. 이미 국내 이동통신 업계는 보이스톡 쇼크로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mVoIP 제한을 풀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mVoIP에 대항하는 VoLTE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LTE를 상용화하면서부터 데이터망을 활용한 음성통화 기능인 VoLTE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상황. 올해에는 VoLTE 시연회까지 열면서 통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추기도 했다. 

이상민 상무는 "올해 하반기 도입될 VoLTE는 휴대폰 통화 품질이 아닌 유선 통화 수준"이라며 "mVoIP 서비스들이 도입되더라도 품질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혹스러운 이통사

LG유플러스가 mVoIP 제한 해제라는 돌출 행동을 하면서 정작 타격을 입은 것은 SK텔레콤과 KT 등 경쟁 이동통신사다.

SK텔레콤의 경우 mVoIP에 대한 정책 방향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요금 인상 등의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지 채 2일이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

카카오가 아이폰 유저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톡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5일 저녁 SK텔레콤은 mVoIP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며 우려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은 “mVoIP는 이통사의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서비스로 mVoIP의 확산은 산업발전과 이용자 편익, 국익 등을 저해하는 문제를 초래한다”며 “mVoIP가 관련 정책 및 제도 등이 정비되지 않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확산될 경우 이동전화 시장은 매우 암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VoIP에 대해서는 이러한 우려사항 등을 감안해 조속한 정책방안 마련이 필요하나, 당장 정부 차원의 조치가 어렵다면 요금제 조정 또는 요금인상 등의 시장 차원에서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통 시장의 최강자인 SK텔레콤이 카카오톡 가입자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공식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전면 허용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가입자 눈치 보기에만 바쁜 조치라는 반응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전면 허용에 대해 “카카오톡 사용자가 국내에 워낙 많아 보이스톡에 같이 대응을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살 깎아 먹는 조치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카카오 측은 이통사와의 신경전으로 거듭나는 것을 다소 우려하는 분위기다. 공지사항 등을 통해서도 보이스톡이 ‘무료 통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mVoIP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카카오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무료 통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보이스톡은 전화가 아니라 mVoIP 데이터 통신망 기반의 실시간 음성대화 기능”이라며 "카카오톡은 이통사가 설치한 망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 것으로 무임승차 보다는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답했다.

8일 카카오톡 공지사항을 통해서는 “통신사분들께 감사하는 카카오팀. 사랑해요 LG"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서비스 2년 만에 돌풍의 핵으로

카카오톡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2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신생업체다. 현재 직원 수는 약 200여명. 카카오톡 관계자들도 ‘우리는 아직 중소 벤처 업체’라고 말할 정도로 이통사, 제조사 등과 비교해서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이렇게 국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막강한 사용자 풀 때문이다. 국내 최초 메신저 앱으로 ‘선점 효과’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이 지난 3월 밝힌 전체 가입자는 4200만 명. 이 중 국내 사용자는 3500만 명 수준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다. 3월 기준 하루에 수신되는 메시지 전송건수는 26억 건. 1년 전에 1억7000만 건이었던 것에 비해 8배나 증가했다. 카카오 측이 ‘카톡해’라는 신조어를 창출했다고 말하는 것이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톡의 인기에 다음, NHN 등 포털사들이 새로운 메신저 서비스를 출시해 대응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다. ‘선점 효과’를 통한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NHN의 라인은 가입자 4000만 명을 돌파했지만 해외 사용자가 90% 이상이다. 전송 건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음의 마이피플은 PC에서 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TV CF까지 내보이고 있지만 카카오톡 이용자수에 비하면 열세다. 

직장인 장 모 씨는 “카카오톡 이외에 라인과 마이피플, 틱톡 등을 모두 설치해봤지만 아직도 주로 이용하는 것은 카카오톡”이라며 “신규 메시지앱에는 이모티콘, 무료 통화 등의 상당한 매력이 있지만 아직은 이런 기능을 카카오톡보다 더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는 500여 명인데, 라인 친구는 30여 명, 틱톡과 마이피플은 200여 명 수준이니 친구 숫자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국내에서 단일 앱이 스마트폰 보급 대수와 거의 비슷하게 설치돼 있는 경우는 카카오톡이 유일무이할 것”이라며 “글로벌 메신저 앱 ‘왓츠앱’이 2년 4개월 만에 돌파했던 하루 메시지 전송 10억 건을 카카오톡은 올해 초 서비스 시작 1년 9개월 만에 해냈다”고 밝혔다. 

선점효과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거대한 변혁 속에서 ‘콘텐츠’가 부각돼 카카오톡 돌풍을 일으킨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열풍은 스마트폰 열풍에 음성통화와 문자 등 이통사의 기본적인 수익원조차 빠른 속도로 콘텐츠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며 “이통사 등 기존 대기업들도 변화해가는 시장 흐름, 사용자 반응에 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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