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수심 가득한 사연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수심 가득한 사연
  • 김명일
  • 승인 2010.06.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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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마다 꼬이네 꼬여”



[이지경제=김명일 기자] 시공능력평가 순위 35위의 중견건설사인 서희건설(대표 이봉관)이 연이은 악재에 울상을 짓고 있다. 포항을 거점으로 성장한 서희건설의 본격적인 서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서울대입구역 ‘서희스타힐스’ 공사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갈 길 바쁜데...

 

주민들은 현재 서희건설이 서희스타힐스 공사를 시행하면서 공사차량의 출입로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기존의 봉천동시장 길을 이용함에 따라 시민들의 안전과 시장상인들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공사를 허가한 관악구청 관계자는 “건설현장에 건물들이 밀집해있어 우회로를 개설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하지만 최대한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차량운행 매뉴얼을 실천하고 먼지, 소음 등 발생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겠다. 봉천신시장 재개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공사인 만큼 주민들이 많은 양해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사기간이 2년이나 되는데 수십 톤에 달하는 공사차량이 매일 같이 시장길을 통과하면 봉천동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고 말 것”이라며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진 절대 공사진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서희건설이 건설하고 있는 서울대입구역 서희스타힐스는 서울 관악구 청림동(구 봉천동) 10-4번지 일원에 지하4층~지상15층 1개동 규모의 주상복합건물로 총 14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서희건설은 지난 5월15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3억 3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최근 3년 동안 138개 하도급업체에 하도급대금과 어음할인료·지연이자를 법정기일 안에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금결제비율 미유지와 물가변동에 따른 추가공사대금 지연조정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과 별도로 경고조치를 받았다.


게다가 서희건설은 이번 적발을 통해 공정위의 검찰 고발 대상 기준 벌점을 넘어섬에 따라 검찰 고발 조치가 확실시 된다. 서희건설이 받은 벌점 합계는 모두 5.75점으로 검찰 고발 기준인 4점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될 경우 서희건설은 공정위 제재 외에 법인 대표의 검찰 소환과 벌금형까지 받을 수 있다.

서희건설은 유독 공정위와 악연이 깊다. 지난해에는 국방부가 2007년 발주한 ‘계룡대·자운대 관사 민간투자 시설사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투찰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51억 6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또한 성남판교 9공구 등 8개 아파트 건설공사에서는 진흥기업 등 35개 건설사들과 입찰 담합을 벌인 사실이 적발돼 41억 8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기도 했다.

 

지역주민 공사반대 등 연이은 악재 ‘골머리’
공정위와 ‘악연’…공사대금 미지급, 고발 위기

 

또 지난 5월20일에는 정부와 서울시, 서희건설이 총 600억원을 투자해 2010년 12월 완공한 국내 최초의 지하화 음식물 처리시설인 동대문환경자원센터에서 인부들이 잇달아 크게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동대문환경자원센터는 음식물쓰레기 등을 처리해 나오는 바이오가스로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로 지상2층 지하3층 규모에 연면적이 1만5000㎡에 달한다. 경찰은 안전관리 미비와 설비부실 등 사고원인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센터에서 작업 중이던 박모(53)씨가 음식물 소화조 파이프관을 수리하던 중 관에서 쏟아져 나온 음식물 침전물에 머리를 다쳐 그 자리에서 숨졌다. 파이프관은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이 쌓여 막힌 상태였다.

 

동대문구청 측은 “박씨가 전문지식 없이 파이프관을 열다 관 안에 쌓였던 침전물이 강한 압력으로 쏟아져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리 전문가가 아닌 자원센터 운전기사인 박씨가 수리를 한 점에서 현장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5월4일에는 자원센터 지하2층에서 설비 점검작업을 하던 이모(32)씨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유독가스에 중독돼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방독면을 착용하고 이씨를 구조하기 위해 나섰던 작업반장 박모(55)씨도 가스에 중독돼 치료를 받았다.

 

구청에 따르면 이씨는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 주변에서 용접작업을 하다 철판이 투입구 안으로 떨어지자 이를 빼내기 위해 투입구 안으로 들어갔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잇따르자 동대문구청은 자원센터를 잠정 폐쇄했다.

 

마지막으로 서희건설은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입찰에 나섰다가 지역주민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불매운동의 역풍까지 맞고 있다. 땅값이 너무 낮게 책정돼 사실상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이며 관광 인프라 훼손까지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였다.

서귀포시관광협의회와 서귀포시상공회, 연합청년회 등 37개 단체로 구성된 ‘중문관광단지 살리기 서귀포시 범시민운동본부’는 지난달 30일 “민간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며 “한국관광공사는 민영화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신뢰도 하락 불가피

 

한국관광공사가 추진 중인 매각 대상 중문관광단지 규모는 중문골프장 94만4767㎡(1050억원)와 단지 내 공사 소유 토지 72만5275㎡(460억원) 등이다. 중문관광단지 매입의향서를 낸 기업은 서희건설과 이랜드 등 2곳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불과 한 달 사이에 잇따라 발생한 악재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희건설이 악재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이뤄낼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명일 mi73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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