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이랜드그룹의 쌍용건설 인수가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지난 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쌍용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랜드를 선정했다. 이랜드 측은 주력사업인 유통사업을 비롯해 레저사업, 해외사업에서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고 쌍용건설 인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쌍용건설 노조 측의 지난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쌍용건설의 임직원들 의사를 무시하고 매각을 강행하는 것은 쌍용건설 임직원의 생존권과 한국 건설산업의 잠재적 경쟁력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어 “쌍용건설의 유동성문제를 도외시한 공자위와 한국자산관리공사는 향후 어떠한 행태로든 쌍용건설의 유동성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30일 공적자금위원회(금융위원회)에 대한 항의 시위를 하며 “헐값 매각 시도가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가가 바닥인 상황에서 매각 절차를 서두르는 것은 정권 말 특정 업체에 헐값 매각의 특혜라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자산관리공사가 이랜드와 진행하고 있는 매각은 수의계약의 형태를 빌리고 있지만 결국 유효경쟁조건 미달에도 불구하고 매각을 진행하고자 하는 꼼수로 편법적 경쟁입찰과 다를 바가 없다”며 “이러한 매각방식은 궁극적으로 헐값매각을 정당화하기 위한 변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랜드의 도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조 측은 “이랜드는 과거 노사 문제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고 전형적인 먹튀 자본”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지분 매각의 수의계약 당사자로 인정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는 기업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부당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캔싱턴호텔, 뉴코아를 인수한 후 경영정상화를 시켰고, 한국콘도와 우방랜드, 동아백화점 등도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다”며 “먹튀 자본이라고 운운한데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인수 정상 절차를 밟아 진행하고 있다며 특혜 의혹 역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욱 syu@ez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