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성수 기자] 세계 경제가 장기 불황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럭셔리차 메이커 판매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10일 미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영국 최고급 브랜드 벤틀리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1~7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6.8%가 증가한 1249대가 팔렸다. 벤틀리는 최저가 모델이 2억7000만~2억8000만원에 이르는 등 억대를 가뿐히 넘어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애마로 유명한 최고급 세단 마이바흐도 52.0%가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의전차량으로 쓰이는 럭셔리 SUV 랜드로버도 1~7월 작년 동기 대비 20.9%가 늘어난 2만4311대가 판매됐다.
독일 럭셔리차 3인방인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도 각각 9.4%, 14.9%, 18.2%가 증가한 14만7801대, 15만9412대, 7만6865대를 기록했다. 미국시장에서만 벤츠의 경우 매일 759대, BMW는 703대, 아우디는 366대 꼴로 팔린 셈이다.
독일 스포츠카로 유명한 포르쉐는 1~7월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1만9253대를 기록했지만, 세계시장에서의 상반기 판매량은 총 6만8940대로 전년에 비해 22.5% 증가했다. 6개월 동안 약 7조원에 가까운 차량이 판매된 것.
이밖에 마세라티는 1~7월 15.4%가 증가한 10070대가 팔렸고, 페라리는 7월 한달에만 전년 동기 대비 56.7%가 늘어난 152대가 판매됐다.
이같은 사정은 국내 수입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국내시장에서 포르쉐는 188대, 랜드로버는 171대, 벤틀리는 13대, 롤스로이스는 6대가 팔렸다.
포르쉐는 전년 동기 대비 60.7%, 벤틀리는 160.0%, 롤스로이스는 20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포르쉐는 하루에 6대 이상 판매된 셈이다.
포르쉐 관계자는 "원래 포르쉐는 스포츠카 브랜드에 국한됐었지만 대형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와 SUV 카이엔이라는 새로운 차량이 나왔다"며 "2명만 탈 수 있는 세컨카 개념보다 품위를 유지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을 위한 잇따른 전략차종 출시, 지속적인 다운사이징과 연비 개발로 타 브랜드 대비 뛰어난 연비, 잔고장 없기로 유명한 명성 등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성수 ls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