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T 사과의 씁쓸한 뒷맛, “해명에만 급급”
[기자수첩]KT 사과의 씁쓸한 뒷맛, “해명에만 급급”
  • 이어진
  • 승인 2012.08.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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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회장은 어디로?…피해자 카페, “뻔뻔하다”


[이지경제=이어진 기자]KT가 10일 해킹사고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 사과를 했지만 피해자들에게서 원성이 들끓고 있다. 보상이 아닌 ‘해명’에 급급했다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해킹에 따른 대응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해킹이 불가항력이었다는 부분은 이해할 수 있다. 해커는 창이며 이를 막는 업체는 방패다. 새로운 해킹 수법이 끊임없이 나오며 이를 막기 위한 보안기술들도 새롭게 등장한다. 모든 공격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신종 해킹 수법에 당했다는 부분은 그런 의미에서 이해할 순 있다. 
 
그러나 이를 대처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KT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일단 간담회장에는 KT의 수장인 이석채 회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휴대폰 부분을 총괄하고 있는 표현명 사장이 참석했다. 이번 해킹은 이통업계 사상 최대다. 업체 수장이 직접 나와 공식 사과를 해도 부족할 판국에 KT의 수장인 이석채 회장은 행사장에 참석하지 않고 표현명 사장을 내세워 “보안에 필요한 인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고 인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을 뿐이다. 
 
또한 간담회 내용도 문제였다. 해킹 사건에 대한 해명에 열과 성을 다했다. 이번 해킹사건이 해외로 유출된 이전 해킹사건과 달리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피의자를 전원 검거할 수 있었던 것이 KT의 보안시스템 덕분이라고도 주장했다. 
 
KT 표현명 사장은 “이 정도의 해킹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은 현존하는 보안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좀 더 빨리 파악하지 못한 것은 정말 죄송하지만 이례적으로 피의자를 전원 검거한 것은 보안시스템을 통해 이상 징후를 포착한 데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모인 카페에서도 KT 사과를 ‘뻔뻔함’이라 규정하며 오만과 독선이 해킹 사고를 부른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에 개설된 KT해킹피해자카페 운영자는 공지사항을 통해 “정보 유출 피해 보상 불가라던 초기 입장이 오늘 발표된 공식 입장으로 확고하게 됐다”며 “KT 측의 이번 뻔뻔한 공식 입장은 과거 일어났던 해킹 사건보다 업체의 과실이 적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과 과거 유사 소송 등의 사건을 분석해 집단 소송에 대한 승소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KT 측은 업체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개인 정보 유출 피해자들의 작은 목소리를 안하무인하며 업신여기는 태도와 집단 소송 시작 전부터 승소에 대한 자신감, 이러한 대기업의 오만과 독선이 800만 명의 해킹 사고를 부르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해킹 피해자는 자그마치 800여만 명이다. 800만 명이 수일에 한번 꼴로 불법TM에 시달렸다고 가정해도 수십 통이 넘는 전화에 시달렸다. KT가 피해자들이 불법TM 전화에 시달린 정신적 피해를 조금이라도 의식했고 진정성을 보이려 했다면 해명에만 급급하는 기자간담회가 되진 않았을 것이다. 
 

이어진 bluebloodm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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