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음료 탄 '신종 폭탄주' 괜찮은가?
에너지음료 탄 '신종 폭탄주' 괜찮은가?
  • 남라다
  • 승인 2012.08.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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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아밤 등 클럽 등에서 성행...마약 같은 효과에 경고 잇따라


[이지경제=남라다 기자] 에너지음료 열풍이다. 1년새 판매율이 1000% 증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에너지음료를 마시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홍대와 강남, 이태원의 클럽과 바에서 술을 섞은 신종 폭탄주로 마시는가 하면, 학생들이 시험기간 중 잠을 쫓기 위해 대량으로 구매해 마시고 있다.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은 약 300억 원 규모로 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1월 2억5000만 원에서 올해 월 평균 매출은 20~3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1년 만에 판매가 10배 이상 늘어났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 4년여 동안 레드불, 핫식스 등 20여종의 에너지음료가 출시됐지만 그 폐해도 만만치 않다.

 

◆ 에너지음료+술 탄 ‘신종 폭탄주’ 유행...‘건강 유해’ 경고 잇따라

 

최근 ‘밤(폭탄·bomb)’이라고 불리는 ‘에너지 폭탄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락페스티벌과 대학가에서도 이 폭탄주를 즐기고 있다.

 

이 폭탄주는 에너지음료와 술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서 마시는 것을 말한다. 에거밤과 아구아밤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예거밤을 만드는 술인 예거마이스터는 35도, 아구아밤에 사용하는 술인 아그와는 30도다. 여기에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에너지음료가 더해지면 마치 폭탄과 같이 강력한 각성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클럽 문화를 즐기는 20~3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각성효과를 일으키는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으면 카페인으로 인해 평소보다 더 취하게 만들며, 일종의 흥분제인 ‘구아나라’가 함유된 음료의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질 수 있다고 전문가는 경고한다. 구아나라는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에너지음료뿐 아니라 개인 유통업체들이 수입하고 있는 몬스터의 경우 구아나라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석호 구로성심병원 외과과장은 “에너지 드링크의 카페인이 술에 덜 취한 것처럼 각성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는 평소보다 네 배 정도 더 취하게 된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일부 에너지 드링크에는 흥분제의 일종인 구아나라까지 포함돼 있어 이 성분이 알코올과 섞이게 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레드불의 생산지인 호주에서는 클럽과 호텔에서 폭탄주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호주 한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에너지 드링크의 부작용으로 도움을 요청한 건수는 2백97건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정도가 심장 두근거림이나 불안, 소화 불량 등의 증세로 입원을 했다. 20명은 발작이나 환각 등의 증세를 보였다.

 

호주 일간지 헤럴드 선은 ‘마약 통제 당국은 각성제가 함유된 에너지 드링크와 술을 섞어 마시면 여러 종류의 마약을 복용한 것과 동일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식약청은 이 같은 폭탄주에 대한 사실은 알고 있지만 현재 연구하지 않고 있는 상황. 아직까지 고카페인 음료의 과다 섭취에 대해 건강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권고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카페인을 과잉섭취할 경우, 식욕부진, 불안, 구토, 빈맥, 정신착란, 흥분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어린이, 임산부의 경우 카페인으로 인한 칼슘 흡수 불균형 유발이나 저골밀도 및 골다공증 유발, 태아의 발육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식약청은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판매되는 에너지음료중 레드불(250㎖)와 핫식스(250㎖)는 고카페인이라고만 표시, 카페인 함량을 표시하지 않은 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1캔을 마실 경우 카페인을 어느 정도 섭취하는지도 알고 마시는 사람들은 드물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레드불 등이 주요 성분을 표시해야 함에도 고카페인이라고만 표시하고 있을 뿐 카페인 용량 표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코카페인인 에너지음료에 대한 관련 규제가 없다. 더불어 식약청과 녹색소비자연대 등에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현재 진행에 있어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보따리 장수들이 개인적 음용을 목적으로 에너지음료를 들여와 암암리에 개인적인 루트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는 불법 유통도 성행하고 있기도 했다.

 

지난 2009년 코카인이 든 레드불이 남대문시장 등지에서 불법 유통된 사실이 적발된 이후에도 카페인이나 타우린 함량이 높은 몬스터 등과 같은 에너지음료들이 자신이 먹는 것처럼 들여와 개인적으로 거래하고 있는 것.

 

남대문 수입상가와 동두천, 인천, 평택, 의정부 등 미군부대 주변에서 개인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일반인들이 몬스터 등 에너지음료를 구매하기 위해 남대문 등지를 찾는다고 해도 파는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없다. 매장내 에너지음료를 내놓고 판매하기 보다 구매자가 매장을 찾아 원하는 경우에만 박스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집배원 서모(30)씨는 에너지음료 ‘몬스터’ 매니아로 1년 전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구매하고 있다.

 

서씨는 “피곤할 때 마셔보라고 아는 사람이 몬스터 한 캔을 준 뒤로 박스 채로 사서 마신다. 이번에도 4박스 정도 구매했다.”면서 “불법적으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지만 택배와 집배로 인해 고단한 일상에서 피곤을 잊게 해주는 음료”라고 말했다.

 

인터넷의 경우에는 어느 누구나 너무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해외구매대행사이트인 아마존에 들어가 ‘몬스터’를 치면 바로 구매할 수 있고, 몬스터와 카페인 함량이 같은 'GURU'는 마찬가지로 해외구매대행사이트인 'US101'에서 현재 5만6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듯 개인이 마시기 위해서 구매를 할 경우에는 현행법상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개인이 이를 악용해 판매한다면 위법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식약청의 관계자는 “인터넷이나 개인 사업자들이 개인적으로 마시기 위해 구매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그걸 가지고 판매하는 행위는 분명한 위법이다”면서 “해외에서 개인이 직접 들여온 에너지음료는 피하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에너지음료를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식약청은 최근 카페인 함량을 표시하지 않은 에너지음료들의 실태조사에 들어갔으며 성분 분석도 진행하고 있어 추후 이들 업체에 대해 표시를 의무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남라다 nr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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