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승훈 기자] 기프트카드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유효기간이 지나버려 카드사나 은행의 수입으로 처리된 금액이 지난 5년간 14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대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기프트카드 발급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기프트카드의 소멸시효가 지나 카드사 수입으로 처리한 '낙전수입'은 142억8200만원(201만6476건)에 달했다.
낙전수입의 규모는 해마다 늘어 지난 2007년 5억8600만원이었던 수입이 지난해엔 51억5200만원으로 9배가까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낙전수입만 해도 33억100만원인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낙전수입으로 처리된 카드 수도 2007년 4만981건에서 지난해 69만4806건으로 17배에 달하는 기프트카드가 잔액이 남겨진 채 카드사의 수입으로 고스란히 넘어갔다. 올 상반기까지 는 49만5461건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낙전수입으로 처리되는 카드의 수는 100만 건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잔액 금액대로 살펴보면 1000원 미만의 카드 수가 47%(94만3225건)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5만원 이상의 고액 건수도 10%(20만9476건)으로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5만원 이상의 잔액을 남긴 채 카드사의 수입으로 돌아간 액수는 76억9900만원으로 전체의 54%였다.
매년 낙전수입이 급등하고 있는 이유는 그 발행량의 증가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환불절차의 불편함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고객이 잔액을 환불받은 438만722건 중 83%는 영업점에 직접 방문해 이뤄졌다. 이용이 간편한 홈페이지(5%)·콜센터(11%)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직접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박대동 의원은 "현재 카드사들은 영업점 방문과 홈페이지·콜센터·기부 등을 통해 고객이 신청할 경우 환불을 해주고 있는데 영업점에 방문하는 고객이 많다는 건 이용자에 대한 카드사의 홍보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매년 낙전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카드사와 은행이 기프트카드 판매에만 신경을 쓰고 관리는 안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고객의 재산인 기프트카드의 잔액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카드업계는 기프트카드 잔액 및 포인트를 최대한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응답시스템(ARS)이나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예금계좌로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기프트카드 소지 회원이 보유한 미사용 잔액을 카드사 홈페이지나 콜센터·영업점 등을 통해 기부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승훈 lsh@ezeconomy.com